발병 일주일간 전망대·캠핑장 등 작년比 최대 66% 감소
타지역 박람회 지역특산물 판매 계획도 막혀 ‘직격탄’
인천 강화군이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발병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 2019년 들어 늘어나던 관광객은 관광지별 최대 66%까지 급감하는 등 직격탄을 맞았고, 전국 행사장에선 새우젓·순무 등 강화 특산물 홍보·판매를 못하는 데다 강화섬 약쑥한우까지 출하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14일 인천시와 강화군 등에 따르면 ASF가 발병한 지난 2019년 9월 24일부터 1주일 동안 강화시설관리공단이 관리하는 관광시설의 관광객은 4만2천785명으로 2018년 같은 기간보다 약 20% 감소했다. 이들 시설은 마니산 갯벌센터, 함허동천, 강화 전적지 지구, 평화 전망대, 강화 박물관 지구, 평화 빌리지, 덕산 국민 여가 캠핑장, 석모도 미네랄 온천 등이다.
이 중 덕산 국민 여가 캠핑장은 관광객 수가 반토막이 났다. ASF 발병 후 1주일 동안 방문한 관광객은 288명으로, 2018년 같은 기간 보다 564명(66%)이 줄어 가장 큰 감소폭을 보였다.
특히 강화가 2019년 들어 1년 전보다 관광객이 늘어나던 중 ASF라는 악재로 관광객이 줄어든 탓에 주민들이 느끼는 관광 한파 충격은 훨씬 더 크다. 이들 관광지는 2019년 1~9월 136만8천46명이 찾는 등 2018년 같은 기간보다 13% 증가하던 중 ASF 발생 직후 급감했기 때문이다.
또 강화군이 직접 관리하는 강화풍물시장과 민머루해수욕장 등 8곳의 관광지도 관광객 감소를 피하지 못했다. 지난 9월 24~30일 이들 시설의 관광객은 33만1천990명으로 2018년 같은 기간보다 31% 줄었다. 강화풍물시장의 관광객 감소폭은 65%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전국에서 열리는 각종 행사장에서 강화 특산물의 홍보·판매도 못하고 있다. 해당 지자체에서 아예 강화지역에 대한 ASF 거부감이 커 불참을 요청하거나, 아예 시가 타지역 활동 자제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인천 새마을회는 대전에서 열리는 ‘제5회 2019 농촌사랑 박람회 in 대전’에는 당초 강화지역 특산물인 화고려인삼이나 강화순무, 강화새우젓 등을 홍보·판매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강화에서 ASF 발병 이후 모든 돼지 살처분 등의 조치가 이어진 만큼, 최근 이 박람회에 강화지역 특산물을 제외하기로 했다. 그동안 매년 10~11월 전국에서 열리는 각종 행사장을 통해 많은 강화의 특산품이 알려지고 팔려나갔지만, 2019년엔 아예 판로 자체가 막힌 것이다.
또 최근 제주에서 열린 4차 산업 관련 박람회에도 참여하려는 강화 지역 업체가 있었지만 시가 ASF 확산을 우려해 행사 참여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했고, 결국 이들 업체는 모두 불참하기도 하는 등 전국 곳곳에서 ‘강화’가 외면 받고 있다.
한우 출하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우는 출하 전 브루셀라 균이 있는지 검사해야 한다. 하지만 보건환경연구원 등 검사 인력이 ASF 방역 업무에 파견, 한우 출하가 늦어지고 있다. 지난 8일엔 강화군에는 30곳의 축산 농장에 대한 검사가 늦어지며 사실상 한우 출하가 멈춰섰다. 군은 비상 인력 등을 투입해 현재 조금씩 정상화를 시키고 있지만, 여전히 10곳이 넘는 축산 농장의 검사가 밀려있다.
군 관계자는 “태풍 피해 이후 ASF 사태까지 터지며 일부 관광산업 타격이 우려가 컸는데, 현재 이 같은 문제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면서 “특산품 홍보·판매가 잘 이뤄지지 않는 부분까지 전반적인 강화 전체에서 발생할 피해 상황 등을 파악하고 있다”고 했다.
이승욱기자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