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학생부종합전형(학종) 실태조사를 통해 주요 대학 13곳의 ‘고교 프로파일’과 최근 입시의 단계별 합격 현황 등을 면밀히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자율형사립고·특수목적고 및 강남 8학군 고교 등 소위 ‘명문고’ 출신이 학종 등 정성평가가 있는 전형에서 일반고 출신보다 유리하다는 의혹이 객관적으로 규명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고교등급제’의 실체까지 가려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0일 정의당 여영국 의원실에 따르면 교육부는 학종 실태조사 대상이 된 13개 대학으로부터 19개 영역 32개 항목의 입시 자료를 제출받았다. 특히, 제출서류 목록에는 ‘고등학교 프로파일’, ‘전형 단계별 평가계획’, ‘대학입학전형관리위원회, 대학입학공정관리위원회 등 입학전형 관련 회의록’, ‘평가시스템 매뉴얼’ 등 ‘고교등급제’ 시행여부를 점검하기 위한 내용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 그 중 ‘고교 프로파일’은 그대로 각 고등학교가 스스로 정리한 학교 소개 정보로 학교 위치·규모 등 기본적인 정보부터 교육 목표 및 운영 방침, 교과별 수업·평가 방법, 교육과정의 특징, 동아리 운영 및 교내 시상 현황 등 매우 구체적인 정보가 담겨있다.
교육부는 각 대학이 고교 프로파일을 고교등급제의 근거로 악용하지는 않는지 들여다볼 방침이다. 그동안 서울의 주요 대학들은 매년 수시 모집에서 자사고·특목고 출신과 서울 강남 등의 ‘명문 일반고’ 출신을 많이 뽑기 때문에 고교등급제를 시행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항상 받아왔다.
여영국 의원은 “13개 대학은 학생부 종합전형 비율이 높고, 특목고 및 자사고 출신 신입생이 26.5%가 넘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사고 외고 국제고 과학고 학생이 4.6%인데, 이곳 대학의 신입생은 5배가 넘는다. 고교등급제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하고, “교육부는 이번 학종 실태조사를 통해 특권대물림 수단으로 악용되는 고교등급제 시행여부 철저히 점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교육부는 학종 실태조사를 통해 고교등급제 등 입시 부정행위 정황이 보이는 대학에는 특정감사를 벌여 더 세부적인 자료까지 들여다볼 계획이다.
강현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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