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광화문 광장에서 촛불을 들었던 많은 국민들은 문재인 정부에 큰 기대를 걸었다. 취임사에서 밝힌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고, 결과는 정의로운 나라를 만들겠다”는 문 대통령의 말은 그를 지지하지 않았던 사람들도 기대와 희망을 갖게 했다. 임기를 절반 앞두고 지금 나라는 어떻게 되었나? 기대와 희망과는 달리 한 마디로 총체적 난국이다. 정치·경제·외교·안보 어느 한 군데도 멀쩡한 곳이 없다. 정치는 불통이고, 경제는 파탄, 외교는 굴종, 안보는 낭떠러지 일보 직전이다. 이제 정부의 변명이나 통계 왜곡에 속을 국민은 더 이상 없다. 아직도 진행 중인 조국 사태는 국민을 분노와 배신감으로 몰아가고 있다. 공수처 설치와 선거제 개편 등으로 난리도 아니다. 도대체 문 대통령은 왜 이렇게 독선적이고 고집불통인지 알 수가 없다. 우리는 문 대통령이 겸손하고 온유한 성품의 지도자인 줄 알았다. 지나고 보니 누구보다 고집이 세고 절대 생각을 바꾸지 않는 사람임을 알게 됐다. 나라와 국민들에게 큰 불행이 아닐 수 없다. 세상은 항상 혼돈 속에 있고 행복했던 시절은 역사책에서 빈 페이지라는 말이 있다. 그 말이 무색할 정도로 망국과 식민 통치, 해방과 전쟁의 참화를 겪고도 우리는 전 세계가 부러워하는 나라를 만들었다. 하지만 지금의 대한민국은 어떻게 되었나? 국민은 분열되고 증오와 갈등으로 날이 새고 있다. 쇠락과 썰물의 기운이 역력하다. 누구의 잘못인가? 바로 문 대통령이다. 대통령은 최근 들어 “어렵다”라는 말을 자주 한다. 조국 사태 때, 대입 정시 비중을 확대하라고 말한 뒤 기자들에게, 사회 원로들과의 간담회 때, 국회 시정연설 전 여야 대표들과의 면담에서 그랬다. “어렵다”가 아니라 대통령이 ‘어렵게 만든 것’이다. 대통령이란 자리는 변호인 없는 ‘역사의 법정’에 선 피고인이다. 정권의 발자취와 업적만이 증거로 채택되는 법정이다. 이제라도 문 대통령은 그동안의 국정운영에 대한 반성과 사과의 뜻을 밝히고 남은 임기를 시작해야 한다. 문 대통령과 그 측근들은 “나라가 좀 못 살면 어때, 부유하지 않더라도 공정하게 잘 살면 되지”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다. 사실 공정하게 살지도 않지만 이런 생각으로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킨다는 국가의 역할을 할 수 없게 된다. 지금 그들이 해야 할 일은 국민 무서울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겸손’이란 혼자의 힘으로는 못할 일이 있다는 것을 아는 것이다. 그때 가장 중요한 협조자는 역설적으로 반대의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이다. 자기가 보지 못한 것은 없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상식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일들이 계속되고 있다. 도대체 우리는 어디에 있으며 어디로 가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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