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회의로 날 새우는 인천시정
[사설] 회의로 날 새우는 인천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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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는 각종 회의, 위원회, 자문회의, 포럼 등으로 시민의 참여와 소통의 공간이 봇물 터지듯이 넘쳐나고 있다. 시민이 시장이라는 구호에 맞춰 다양한 시민 참여기회를 확대하여 실시하고 있는 것이다. 기존의 법정위원회도 내실화를 기한 워크숍을 개최하는 등의 활동들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으나 그 성과는 기대에 못 미치고 형식에 그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크다.
최근 인천시 각 부서마다 포럼과 위원회, 그리고 시민협의회 등을 구성하는데 행정력을 동원하고 있다. 연말에 행정사무가 집중되는 가장 바쁜 시정상황에서 예년에 없던 업무로 공무원들이 시달리고 있는 실정이다. 시정을 마무리하고 내년의 업무추진계획을 준비해야하는 와중에 각종 행사에 여념이 없는 모습이 안타깝다. 아울러 연말에 시민과 전문가 등을 동원하는 모습이 내년 총선과 연결되어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것도 우려된다.
시민의 참여를 강조하는 박남춘시장의 시정방향은 높이 평가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참여가 실질적이고 성과로 나타나야 그 진정성이 의심 받지 않는다. 다양한 형식의 참여 방안을 도입하고 활용하지만 시정에 실질적으로 반영되지 못하고 형식에 그치는 사례가 다반사로 나타나고 있어 의구심을 낳기에 충분한 상황이다. 지역의 현안인 수도권 쓰레기 매립지 처리, 송도화물주차장, 동구수소발전소 등등이 속절없이 지체되고 있는데 한결같이 협의회와 같은 시민참여기구가 동원되고 있다.
지난달 29일에는 실·국장회의를 통해서 기존의 회의방식을 변경하였다. 박시장 취임 후 격식을 파괴하고 일정한 주제와 시기를 정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논의하던 간부회의 형식을 현안사항 중심으로 변경했다. 이러한 변경은 그동안 현안에 대한 실질적 논의와 결정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시정이 지체되고 있는 현실을 반영하는 일환으로 다행스러운 조치라 할 수 있다. 그동안 시청의 실무자들 사이에는 주요현안들에 대해 논의가 산만하게 이루어지고 있으나 가부 결정이 나지 않아 시정방향이 우왕좌왕하는 불만들이 팽배했었다. 이번의 조치로 이러한 불만이 다소 해소될 것으로 기대되지만 근본적인 회의 운영의 내실화 전략이 필요하다.
지방자치시대에서 시정은 보다 자치적인 운영이 근본이지만 마냥 자치에 맡겨 지체하는 것은 그 본질이 아니다. 참여는 시키되 각자가 맡은 책임을 다하는 것이 지방자치이다. 주어진 각자의 역할과 책임을 최선을 다해 수행해야 한다. 아울러 시장이 모든 것을 다 결정하고 책임지는 것이 아니라 법률과 제도에서 정한 바에 따라 권한을 위임하여 자율 경쟁시스템으로 행정 효율성을 도모해야 한다.
과감하게 각 국장을 포함해서 실무자에게 권한을 위임하고 분권에 의해 시스템 행정이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시장의 눈치만 살피면서 눈치껏 알아서 예단하는 과거의 행정에서 벗어나는 혁신이 필요하다. 회의를 통해서 논의는 내실 있게 진행하되 과감한 결단을 위한 조치도 함께해야 한다. 회의로 날 새는 시정보다 결단에 의한 생활 실천행정이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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