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관절 치환술로 오랜 퇴행성 관절염 치료… 병원에서 전통주 빚을 맷돌 다시 잡게 해줬죠”
“온전히 제 몸으로 수제 전통주를 만든다는 자부심을 계속 이어나가게 해준 이춘택병원에게 감사합니다.”
지난달 31일 수원 이춘택병원에서 만난 최옥근 경기도 무형문화재 제1호 기능보유자는 약 3주 간의 입원치료와 무릎 수술을 마치고 퇴원하면서 그 동안의 소회와 앞으로의 계획을 말했다. 최 선생은 지난 1987년 2월12일 문화재청으로부터 도 무형문화재 제1호인 ‘계명주’ 기능보유자로 인정받은 인물이다.
계명주는 ‘저녁에 빚으면 다음날 새벽닭이 울 때까지는 다 익는다’는 의미를 가진 전통주로 쌀로 빚는 일반 곡주와 달리 옥수수와 수수를 이용해 빚는다. 대표적인 이북 주류로 고구려 사람들이 주식으로 삼은 옥수수와 수수가 주 재료다.
<동의보감>과 <임원십육지> 등에도 계명주를 언급한 점을 고려하면 중국 북위시절부터 만들어진 걸로 추정된다.
분단 이후 대한민국에는 남양주 소재 결성장씨 가문이 최 선생을 중심으로 명맥을 이어나가고 있다. 최 선생은 지난 1965년 23세의 나이로 결성장씨 가문에 시집 와 10년 간 시어머니에게 계명주 제법을 전수받았다.
왕성한 활동 덕분에 지난 1987년 도 무형문화재 1호 지정 및 기능보유자에 선정됐다. 1996년 4월에는 농림부의 명인으로 지정됐지만, 열띤 활동 탓에 몸이 상했다. 계명주 제작 과정에서 쪼그려 앉는 일이 많았고 한 자세로 오래 일을 하다 보니 무릎에 염증이 생겨 비교적 젊은 나이에 퇴행성 관절염이 찾아왔다. 지난 10~20년 간 약물·주사치료를 통해 통증을 참아왔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자 결국 지인의 권유로 정확도가 높다는 로봇 인공관절 수술을 받고자 관절전문병원 이춘택병원을 찾았다.
병원을 찾은 최 선생은 수술 전 정확한 상태 파악을 위해 영상의학 검사를 거쳐 윤성환 병원장과 진료 상담을 했다. 진단 결과 그의 무릎은 퇴행성관절염 말기로 인공관절 치환술이 필요한 상태였다.
그는 지난달 8일과 14일 두 차례에 걸쳐 좌·우측 무릎에 로봇을 이용한 인공관절 수술을 받았다.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통증을 유발하던 무릎 관절 대신 새로운 관절을 갖게 됐다. 수술을 집도한 윤 병원장은 “오랜 역사의 전통주를 지켜내겠다는 사명감으로 그간의 통증을 감내했던 장인이 참으로 대단하다 느꼈다”라며 “의사로서 긴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담긴 두 무릎의 짐을 조금이나마 덜어드리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최 선생도 “통증이 심해져 2년 전부터 수술을 권유받았지만 맘이 내키지 않던 중 이춘택병원에서의 섬세한 진료와 검사 덕분에 마음이 편해졌다”라며 “편한 마음과 친절한 간호 하에 수술을 받은만큼 회복도 빠르고 몸 상태도 아주 좋다”라고 말했다.
글_권오탁기자 사진_이춘택병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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