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표가 배부된 4일 오전. 수원 조원고등학교 3학년 7반 교실은 학생들의 만감이 교차하는 모습이었다. 웅성이던 교실에 성적표를 든 담임이 들어오자 순간 정적이 흘렀다. 이어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성적표를 확인한 학생들의 환호와 탄식이 한꺼번에 터져 나왔다. 예상보다 좋은 성적을 받은 학생들은 환한 미소를 짓거나 친구들과 하이파이브를 하는가 하면, 가채점보다 낮은 성적을 받은 학생들 얼굴에는 아쉬움이 가득했다. 이미 수시 전형을 통해 합격한 학생들과 수시 합격을 위한 최저 수능점수 선을 넘긴 일부 학생들은 친구들과 수다를 떨며 환하게 웃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 정시 준비를 해야 하는 학생들의 경우 긴장의 끈을 놓지 못했다.
한 학생은 “수능 보고 나서 성적표 나오기 전까지는 해방감에 여유를 즐겼는데 막상 성적표를 받고 나니 아쉬움도 있고, 긴 입시의 터널을 빠져나온 것 같아 후련하기도 하다”고 전했다.
3학년 7반 담임 신명자 교사는 “정시 보다는 수시로 입시를 마친 학생들이 많아서 오늘 우리 반의 경우 한해 입시를 마무리하는 분위기 속에 수능 최저 요건을 충족을 해야 하는 학생들도 있어 긴장됐다”며 “수능 후 학생들이 책도 읽고 영화도 보고 대학탐방 그리고 인성교육 등을 하면서 사회로 나갈 준비를 하는 시간으로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이날 경기 지역 고3 교실은 낙심한 표정으로 이내 책상에 엎드려 우는 학생이 있는가 하면 기대했던 것보다 성적이 잘 나와 미소를 띤 학생도 있어 희비가 엇갈렸다. 반 친구들과 성적을 비교하고 또 성적표를 받자마자 사진으로 찍어 누군가에게 급하게 휴대전화 메시지를 보내는 학생도 있는 등 그야말로 ‘천당과 지옥’을 여실히 보여주는 장면이 교실 곳곳에서 연출됐다.
수능 시험 성적표가 수험생들에게 배부되면서 본격적인 정시 모집 전쟁이 시작된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서는 5일부터 7일까지 서울 강남 코엑스에서 ‘2020학년도 정시 대학입학 정보 박람회’를 연다. 전국 4년제 대학 135개교가 참여할 이번 박람회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진행된다. 또 공교육 기관과 입시업체 정시 설명회도 잇따라 열린다. 한편, 각 대학은 모집군에 상관없이 내년 1월 6일부터 9일 사이에 대학별로 정시모집을 실시한다. 강현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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