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법 오늘 표결 가능성 높지만… 의원들 피로감 내일 처리도 거론
여야는 성탄절인 25일에도 국회 본회의에 상정된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놓고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 대치를 이어갔다. 이번 임시 국회 회기가 이날 자정에 종료되는 만큼,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에 오른 선거법 개정안의 표결을 앞두고 신경전이 격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반영하듯 자유한국당이 신청한 선거법 필리버스터에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찬성 토론으로 맞불을 놓으면서 국회 본회의장은 24시간 불을 밝히고 있다.
민주당 홍익표 의원은 이날 ‘찬성’ 필리버스터에 나선 뒤 “한국당이 스스로 대화의 문을 닫고 어떤 형태든 제도 개선에 응하지 않아 오늘의 이 상황을 초래했다”며 “야당이 국회의 권리를 스스로 내던진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에 맞서 한국당 정유섭 의원(인천 부평갑)은 “제1야당의 동의 없는 선거제 개혁은 절대 있을 수 없다”며 “부칙을 보니까 연동형 캡(상한선) 30석은 21대 총선에만 적용한다던데, 1회용 선거법을 만드는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여야는 한국당의 ‘비례대표 전용 위성정당’ 문제를 놓고도 설전을 주고받았다.
‘비례한국당’ 결성 방침을 밝힌 한국당은 여당이 내부에서 ‘비례위성정당 관련 검토 자료’ 문건을 공유했다면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의 ‘허점’을 노린 ‘비례 한국당’ 구상에 위협을 느끼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당 심재철 원내대표(안양 동안을)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민주당이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포기한다면 한국당이 비례정당 만들 이유가 전혀 없다”며 “정치를 잘해서 국민에게 표를 구하겠다는 게 아니라 선거제를 뜯어고쳐 의석수를 확보하겠다는 건 매우 잘못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민주당은 내부 문건의 존재를 부인하면서 한국당이 ‘비례한국당’ 계획을 포기해야 한다고 맞섰다.
민주당 이재정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비례한국당’이라는 전례 없는 꼼수로 정치개혁 후퇴는 물론 헌법적 가치를 무시하는 한국당의 행태에 국민은 기가 막힐 지경”이라며 “지친 국민의 가슴 속에 그래도 정치가 희망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한국당은 당장 국민개혁의 열차에 동참하라. 탑승 유효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응수했다.
한편 선거법은 국회법에 따라 민주당이 소집을 요구한 새 임시국회(26일)에서 표결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필리버스터 시작 의원들 사이에서 피로감이 누적된 데다 한국당이 제출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대한 탄핵소추안 표결 시한이 26일까지인 만큼 27일 본회의가 열릴 가능성도 조심스레 거론된다. 정금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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