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실때문에 생긴 공간은 무엇으로 메우나…베네딕트 컴버배치 주연 <차일드 인 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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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실이 가져다 주는 심리적 공허는 크다. 누군가는 그 빈 공간을 취미생활로, 또 다른 누군가는 가족과 신앙 등의 힘으로 극복한다. 지난 2009년 달려오는 열차에 뛰어들어 세상을 등진 로베르트 엔케(1977~2009)의 이야기도 이와 비슷하다. 생전 독일 축구 국가대표팀의 주전 골키퍼였던 그는 2살 난 딸 라라가 희소 심장질환으로 세상을 떠나자 그 상실감을 극복하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상실이 가져다주는 심리적 공허를 하루빨리 메우는 게 중요함을 보여주는 사례다.

이처럼 가족을 떠나보낸 뒤 생기는 상실감 속 인물들의 심리 묘사와 행보, 극복해 나가는 과정 등을 담은 영화 <차일드 인 타임>이 국내 극장가에 상륙했다.

이안 매큐언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은 국내에 드라마 <셜록>과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 등으로 유명한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주연으로 등장해 더욱 눈길을 모은다. 이야기는 동화작가 스티븐(베네딕트 컴버배치)과 아내 줄리(켈리 맥도날드)의 시선으로 시작한다. 이들 부부 사이에는 딸 케이트(베아트리체 화이트)가 있는데 어느 날 케이트가 마트에서 장을 보던 중 실종되면서 모든게 엉망진창이 된다. 스티븐은 죄책감에 시달리며 하루하루 술에 찌들어 살게 되고 줄리는 따로 집을 구해 나간다. 그러던 중 스티븐은 절친인 찰스 부부에게 줄리가 자신의 안부를 묻는다는 이야기를 듣고 줄리를 만나러 간다. 그렇게 줄리를 만나러 가는 길에 케이트의 환영을 보게 되고 이들 부부의 심리적 공허가 채워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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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개봉 전부터 주연인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독립영화 제작사 ‘써니마치(SunnyMarch)’를 설립해 처음으로 작업에 들어간 장편 영화라는 점에서 눈길을 모았다. 아울러 영화 평론 사이트인 ‘로튼 토마토’에서도 평점 10점 만점에 7.2점을 부여하며 호평을 내렸다. 로튼 토마토는 “기술적으로 완성된 멜로드라마의 서사를 보였다”라며 “극 전개는 천천히, 임팩트는 거대하게 남긴 영화”라는 평을 남겼다. 아울러 메타크리틱에서도 100점 만점에 83점을 부여하며 “흔히 아이를 잃어버리는건 드라마틱한 장치지만 이 영화에서는 어른으로서의 성장과 깊은 의미 등을 암시한다”라고 평했다.

영화 속 스티븐 부부가 케이트의 상실을 어떻게 다른 것으로 채워가는지, 그리고 그 채움 요소는 사랑, 믿음, 의지 등 어떤 것이 작용했는지 서사적 흐름을 지켜보는 것도 이 영화를 관람하는 또 하나의 재미가 될 전망이다. 15세 관람가

권오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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