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인기 편승 vs 정부여당 심판' 인천지역 총선후보들

4·15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총선)에 출마한 인천지역 여·야 후보들이 대통령 인기에 편승하거나, 정부 비판에만 열을 올린채 정책 선거는 외면하고 있다.

6일 선거관리위원회와 지역 정가 등에 따르면 인천의 13개 선거구 여·야 후보들의 선거공보 전략은 ‘대통령 인기 편승 VS 정권 심판’ 구도 현상이 뚜렷하다.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은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 인사들과 함께 찍은 사진들로 채워 넣었고, 미래통합당 후보들은 현 정부에 대한 각종 비판을 원색적으로 표현했다.

더욱이 후보들의 일반 공약도 집값 등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교통 및 도시개발 등, 정책보다 표심을 노리는 내용으로 채우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12명의 후보가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한 사진으로 선거공보의 1페이지 이상을 채워놨다. 문 대통령의 사진이 선거공보에 없는 민주당 후보로는 홍영표 부평을 후보가 유일하다. 또 박찬대(연수갑)·윤관석(남동을)·김교흥(서갑) 후보 등은 정세균 국무총리 등 정부 주요 인사와 함께한 사진 역시 선거공보에 활용했다.

이처럼 문 대통령의 사진 등을 선거공보에 담은 민주당 후보들은 현 정부의 인기에 편승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현재 문 대통령의 지지도는 코로나19 사태를 잘 대처하고 있다는 평가 속에 상승 중이기 때문이다.

반면, 통합당 후보들은 문 대통령과 정부에 대한 비판을 선거공보 전반에 배치해 ‘정부여당 심판’이라는 구호에 힘을 싣고 있다. 전희경 동·미추홀갑 후보는 ‘정권심판’이라는 문구를 선거공보 표지에 내걸었고, 안상수 동·미추홀을 후보는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의 위선 앞에 공정과 정의는 허울뿐입니다’라는 문구를 문 대통령의 흑백사진과 함께 선거공보에 게재했다. 유정복 남동갑 후보의 경우에는 ‘좌편향 이념정권 심판’, ‘위선·무능정권 심판’이라는 문구를 선거공보에 담았다.

다만, 민경욱(연수을)·이중재(계양갑)·윤형선(계양을) 후보 등은 정부에 대한 비판을 대신해 자신의 성과나 업적 등을 소개하는 데 페이지를 할애했다.

특히 이처럼 각 후보가 대통령 인기에 편승하거나 정부 비판하는 내용으로 선거공보를 채우는 사이 지역현안 해결을 위한 공약 등은 선거공보에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고 있다.

일반시민이 지역별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희망공약에 올려놓은 (청년)일자리 문제 해결, 국·공립 유치원 및 어린이집 건립, 범죄자 특별 관리법, 사교육비 절감, 난임 지원 확대 등은 이들 후보의 선거공보에서 찾아보기 어렵다. 관련 공약이 있더라도 1~2줄의 문구로 표현한 경우가 많다.

대신 대부분 후보들은 자신의 공약에서 교통 및 도시개발 관련 공약을 주로 내세우고 있다. 이들이 집값 등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에 유권자의 마음을 흔들기 쉬운 탓이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노선의 유치를 비롯해 제2경인선 등 지하철 유치, 인천발KTX 등 철도를 비롯해 각종 주요 도로 건설, 그리고 광역버스 노선 유치 등은 대부분 후보들이 제시했다. 또 신도심과 원도심 간 균형발전을 위한 각종 도시개발사업을 ‘조속’ 추진하겠다는 내용도 상당수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이번 총선의 선거공보는 정부여당 보호 또는 심판이라는 서로 반대의 입장이 정당별로 나뉘어 담겨 있다”고 했다. 이어 “유권자가 공감할만한 공약 등은 사라진 채 정치적인 싸움만 하는 후보들의 모습은 결과적으로 정책선거 실종이라는 부정적인 결과를 낳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김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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