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3석의 열린민주당과의 합당 문제를 놓고 딜레마에 빠진 모습이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일찌감치 합당 여부에 대해 선을 그었지만, 여당 내부에서 통합의 필요성을 거론하는 목소리가 심심찮게 흘러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과 비례연합정당 더불어시민당은 18일 합당 신고서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해 합당 절차를 모두 마무리하고, 177석(민주당 163석, 더불어시민당 14석)의 거대 정당으로 발돋움한다.
이후 민주당이 열린민주당까지 품으면 180석을 얻게 되는데, 이는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안건을 단독으로 추진할 수 있는 의석수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열린민주당 최강욱 대표와 통화한 사실이 공개되면서, 통합론에 불이 붙고 있다.
민주당 우상호 의원은 지난 15일 한 라디오 방송에서 “열린민주당과 민주당은 지향이 크게 다르지 않다. 지도부가 새로 들어서면 통합도 추진해야 된다”고 말했고, 김두관 의원도 페이스북에 “열린민주당과의 협력이 문 대통령 전화로 새 국면을 맞았다”고 평가했다.
한 경기 지역 중진 의원 역시 본보와 만난 자리에서 “(열린우리당을) 계속 서자로 두면 안 되고, 합당을 해야 한다”면서 “당에는 원래 강경파도 있고 온건파도 있고 그런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과 열린민주당의 합당 논의는 오는 8월 치러질 전당대회 전후에 본격화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다만, 당 일각에선 통합하지 않아도 입법 공조가 이뤄질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통합의 효용성이 있느냐는 회의론도 나온다. 거대 여당이 돼버린 민주당보다 의정 활동에 부담감이 덜한 열린민주당이 독자 정당으로 남아 여권의 ‘저격수’ 역할을 해주는 것이 낫다는 의견에서다.
정금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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