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코로나에 소비심리 다시 위축
‘성년의 날’ 장미 매출 전년比 60%↓
향수·뷰티업계도 발길 끊겨 큰 타격
“그나마 ‘성년의 날’은 일생에 한번이어서 젊은 세대의 소비를 내심 기대했는데…이마저도 코로나가 집어 삼켰습니다”
성년의 날을 대표하는 ‘장미’ 특수가 올해 사실상 사라졌다. 잠시 확산세가 꺾였던 코로나19가 이태원 발 확진자의 급증으로 5월 대목, 카네이션에 이어 매출에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17일 찾은 과천 화훼단지. 예년 같았으면 소매상부터 나들이를 나온 젊은 남녀들로 북적거려야 할 단지지만 종종 꽃을 나르는 상인들만 눈에 띄일 뿐, 한산한 모습이었다. 통상 ‘장미’는 로즈데이(5월14일)를 시작으로, 성년의 날(5월18일) 판매에 정점을 찍지만 올해에는 코로나19의 여파를 피하지 못한 채 판매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도매상들은 성년의 날을 앞두고 장미 매출이 지난해 대비 60% 가량 줄었다고 입을 모았다. 그나마 최근 일주일간 하루 최대 40판(1판당 장미 20분지)의 장미를 판매해 4월보다는 매출이 증가했지만, ‘화훼’라는 특성상 판매가 되지 못할 경우 모두 버려야 하는 탓에 소매상의 주문이 급격히 줄고 현장을 찾는 젊은 층 마저 없어 판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도매업을 하는 A씨(44)는 “5월 장미는 주 고객이 젊은 층이어서 사실 기대가 컸는데 이태원 클럽 집단감염 사태 등의 영향으로 판매량이 기대치의 절반도 넘지 못했다”라며 “준비한 물량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막막한데, 이러다간 조만간 진짜 문을 닫아야 하는 것은 아닌 지 답답하다”고 푸념했다.
수원에서 꽃가게를 운영하는 상인 B씨(61)는 “로즈데이에 장미 10단(1단당 10송이)을 들여왔는데 3단도 못 팔고 모두 버렸다”면서 “성년의 날엔 내심 기대했는데, 지금 같은 분위기에선 손해만 볼까봐 생각했던 물량보다 훨씬 적게 구매했다”고 말했다.
뷰티 관련 업계 역시 매출액이 평년 수준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등 부진의 늪에 빠졌다.
수원의 한 백화점에 입점한 이탈리아 향수매장은 이달(1~15일) 매출액이 830만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5% 감소했다. 매장 관계자는 “성년의 날이 오면 향수와 립스틱 등의 판매량이 급증하기 마련인데, 최근 매출이 다소 오르다가 코로나19가 재확산 조짐을 보이며 고객 발길이 뚝 끊겨 매출에 큰 타격을 입었다”고 말했다. 손원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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