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버 터지고, 헛걸음하고”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재난지원금 접수 첫 날

긴급재난지원금 현장 신청 접수가 시작된 18일 수원시 인계동행정복지센터에서 오전 한때 신청자 폭주로 전산 오류가 발생, 지원금 신청이 중단되자 주민들이 항의하고 있다. 윤원규기자
긴급재난지원금 현장 신청 접수가 시작된 18일 수원시 인계동행정복지센터에서 오전 한때 신청자 폭주로 전산 오류가 발생, 지원금 신청이 중단되자 주민들이 항의하고 있다. 윤원규기자

“사람들이 많이 몰릴 줄 뻔히 알았을 텐데… 서버가 터져서 재난지원금 신청을 못 한다니 말이 됩니까”

긴급재난지원금 현장 접수가 이뤄진 첫날 경인지역 행정복지센터에서 서버 과부하로 신청이 지연되는 등 크고 작은 문제점들이 노출됐다.

18일 정부와 도내 일선 지자체 등에 따르면 이날부터 전국 읍면동 행정복지센터와 시중 은행 지점 등에서 ‘긴급재난지원금 오프라인 신청’이 이뤄졌다. 오프라인 신청은 사람이 몰려 혼잡이 빚어지는 것을 막고자 마스크 5부제와 같게 ‘요일제’로 할 수 있게 했다.

그러나 막상 이날 오전 9시부터 현장 접수가 시작되자 곳곳에서 문제가 터져 나왔다. 우선 수원에서는 접수 시작과 동시에 서버가 다운되는 일이 벌어졌다. 관내 행정복지센터에서 긴급재난지원금 신청자의 중복 수령 여부 등을 확인할 수 있는 행정시스템에 동시 다발적으로 접속하자 서버가 과부하에 걸린 것이다.

이 때문에 수원 인계동 행정복지센터를 방문한 수십여 명은 서버가 정상화 되기(오전 10시 30분) 전까지 약 1시간 30분 동안 기약 없이 기다려야만 하는 불편함을 겪었다. 일부 시민들은 신청 지연 사태에 불만을 품고 강하게 항의하면서 고성이 오가는 일도 일어났다. 시민 A씨는 “아침부터 기다렸는데 시간만 버렸다”면서 “제대로 일을 처리하라”고 목소리를 높이며 거칠게 항의했다.

이 같은 현상은 수원뿐만 아니라 성남과 하남, 남양주 등에서도 벌어졌다. 성남에서는 2시간, 하남에서는 20분, 남양주에서는 10분가량 ‘서버 다운 현상’이 벌어져 행정복지센터를 찾은 시민들에게 잇따라 항의를 받기도 했다.

다른 지자체에서도 신청 기준을 제대로 전달받지 못한 일부 시민들이 헛걸음하는 등 문제가 발생했다. 안산 초지동 행정복지센터를 찾았다가 위임장에 도장이 아닌 서명을 받았다는 이유로 발걸음을 돌린 B씨는 “위임장에 꼭 도장이 찍혀 있어야 한다고는 전달받지 못했다”면서 “정부의 안내가 미흡했던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반면 긴급재난지원금 접수와 소상공인 긴급대출이 겹쳐 혼잡할 것으로 예상됐던 시중 은행은 찾는 이들이 행정 관청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어 대조를 이뤘다.

안산 중앙역 인근의 D 은행과 인천의 E 은행 등에서는 20여 명의 대기인원이 발생하긴 했지만 큰 무리 없이 업무 처리가 이뤄졌다. 시중 은행의 한 관계자는 “많은 인원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생각보다는 적게 몰렸다”며 “앞으로 신속하게 업무를 처리해 시민들이 불편함 없이 업무를 볼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수원시 관계자는 “오전 한때 일부 시ㆍ군에서 네트워크 과부하가 생겨, 일시적으로 속도가 느려지거나 조회가 안 되는 상황이 발생했다”며 “행정안전부에서 관련 문제에 대해 조치를 취했으며, 이후 정상적으로 운영됐다”고 밝혔다. 김태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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