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찬가게 ‘남성 창업’ 새바람… 아빠들의 맛있는 반란

‘여성의 전유물’ 편견에 도전장
천연재료·우리 농산물 ‘맛·건강’
엄마들 마음 사로잡기 대성공
맞춤형 반찬 등 소통경영 눈길

27일 수원시 신동 카페거리에 위치한 ‘아빠가 만든 전복장(아장아장)’에서 정지성 사장이 주문받은 반찬을 만들기 위해 전복을 손질하고 있다. 손원태기자
27일 수원시 신동 카페거리에 위치한 ‘아빠가 만든 전복장(아장아장)’에서 정지성 사장이 주문받은 반찬을 만들기 위해 전복을 손질하고 있다. 손원태기자

최근 엄마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집밥과 주방의 고정관념을 깨고 반찬가게 사업에 뛰어든 경기도 내 ‘아빠 사장님’들이 눈길을 끌고 있다. 이들은 천연재료와 우리 농산물을 이용해 아이들을 위한 맞춤형 반찬을 내세우는 등 엄마들의 마음까지 사로잡으며 반찬가게의 신흥 트렌드로 급부상하고 있다.

27일 찾은 수원시 신동 카페거리의 ‘아빠가 만든 전복장(아장아장)’. 2018년 11월 개업한 이곳은 ‘아빠 사장님’이 처가인 전남 완도에서 공수해 만든 다양한 전복 요리와 식당을 겸업하면서 고객들을 끌어모았다. 주 고객층이 여성이라는 점에서 업소 분위기도 카페처럼 인테리어해 동네 엄마들의 아지트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개업 초기에는 ‘남자가 요리를?’이라는 편견에 부딪혀야 했지만, 합성보존료나 조미료를 일절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엄마들의 마음을 돌려세웠다. 현재는 주 고객층의 80%가 자녀를 둔 엄마일 정도로 입소문을 탔다. 아울러 전복 파스타나 전복 리조또 등 전복을 활용한 다양한 요리를 개발하고 있어 SNS상에서도 크게 화제가 되고 있다.

정지성 사장(40)은 “내 아이를 먹인다는 생각으로 건강과 맛을 챙기는 데 노력하고 있다”라며 “매장 손님들과 수시로 소통해 남녀노소 누구나 거부감 없이 맛볼 수 있는 전복요리를 개발한 것이 엄마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시흥시 방산동에 위치한 ‘아빠의 집밥 연구소’는 2명의 아빠가 뭉쳐 따뜻한 한 끼 식사를 당일 배송하는 오프라인 반찬가게다. 개업한 지 이제 막 8개월이 지났지만, 하루 최소 주문량이 50세트에 달할 정도로 지역 엄마들 사이에서 유명세를 타고 있다. 1세트에는 국과 반찬 3가지가 담겨 있으며, 맛과 건강을 챙긴 메뉴들을 집앞까지 배송한다.

이곳 역시 ‘아빠는 섬세하지 못하다’라는 주변의 우려 속에서 반찬가게를 시작했지만, 홈페이지를 통해 엄마들의 요구 사항을 시시각각으로 반영하는 등 맞춤형 반찬을 선보이며 정면 승부를 펼쳤다. 특히 우리 농산물과 천연재료로 만든 아이들을 위한 맞춤형 ‘키즈 메뉴’도 제공해 엄마들 사이에서 호평이 자자하다.

정수영 대표(37)는 “남자들이 반찬을 만들다 보니 처음에는 주문을 망설이는 고객이 많았다”라며 “맛보기 식단을 제공해 고객의 요구를 반영하고, 오전에 만들어 오후에 배송한다는 원칙을 유지하다 보니 안심하고 찾는 단골 고객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손원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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