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정무장관 신설 의논해라"... 주호영 요청에 화답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김태년(성남 수정)·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가 28일 청와대 오찬 회동을 갖고, 정무장관직 신설 필요성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에 따라 당청 간 소통이 강화되는 제도적 기반이 마련될지 주목된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청와대 춘추관에서 여야 원내대표 회동 결과 브리핑을 통해 “주호영 원내대표가 특임장관 시절 정부 입법 통과율이 4배로 올라간 점을 설명하며 정무장관직 신설을 제안했고, 문재인 대통령이 노영민 비서실장에게 ‘의논해보시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주 원내대표는 이명박 정부인 2009~2010년 정무장관에 해당하는 특임장관을 지내며 국회와 청와대의 소통을 담당한 바 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두 원내대표에게 “국회에서 3차 추경안과 고용 관련 법안이 신속히 통과될 수 있어야 하겠고,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7월 출범이 차질 없도록 했으면 좋겠다. 만약 국회가 제때 열리고, 법안이 제때 처리되면, 제가 업어드리겠다”며 국회의 협조를 당부했다.

그러면서 “협치의 쉬운 길은 대통령과 여야가 자주 만나는 것이다. 앞으로 정기적으로 만나서 현안이 있으면 현안을 이야기하고 현안이 없더라도 만나서 정국을 이야기하는 게 중요하다”고 야당과의 정기적 만남 필요성을 강조했다.

다만, 이 밖의 국정 현안에 대해선 여야 원내대표가 대체로 이견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양당 원내대표는 회동 이후 각각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체계·자구 심사 폐지 문제 등에서 의견이 엇갈렸음을 알렸다.

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는 “저는 법사위 체계·자구 심사권을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금 우리 국회의원 6명 중 1명이 법조인이기 때문에 그런 절차를 밟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라며 “20대 국회에서 체계·자구 심사를 이유로 상임위에서 통과된 법안이 법사위에 잡혀 폐기·처분된 게 50여 개”라고 지적했다.

반면 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김태년 원내대표는 ‘일하는 국회’를 주로 주장하며, 법사위의 체계 자구심사를 없애는 문제를 얘기했는데, 일하는 국회가 졸속 입법으로 연결돼서는 안 된다”고 반박했다.

또 문 대통령이 오는 7월 출범 예정인 공수처와 관련, 공수처장 임명을 위한 인사청문회법 개정안의 조속한 처리를 주 원내대표에 요청했지만, 주 원내대표가 공수처법 자체가 ‘졸속’이라고 비판하며 평행선을 달린 것으로 전해졌다. 김재민·정금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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