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공사가 직원 월급도 빚을 내서 주는 등 심각한 자금난을 겪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인천공항이 사실상 멈춰서면서 수익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2001년 인천공항 개항 이후 첫 적자를 예고 있다.
1일 공항공사에 따르면 최근 6개월간 매월 1천~4천억원씩 일반채권(장기)과 기업어음(CP·단기) 등을 발행해 총 8천500억원의 빚을 냈다. 공항공사는 1~3월에 빌린 3천200억원을 갚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수익감소가 커진 4월(4천200억원)부터 차입금 규모를 키우고 있다.
공항공사는 빚을 낸 돈으로 직원 1천486명(평균 연봉 8천397만원)의 월급 100여억원을 지급하고 있다. 또 국제업무지구(IBC) 3단계 기반시설 공사비와 아웃소싱 용역비 등을 지급하고 있다. 이처럼 공항공사가 매월 반드시 지출해야 할 자금은 최대 3천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오는 8월에 갚아야 할 대출금 1천700억원 등도 갚아야 한다. 앞서 공항공사는 지난 6월말 1천200억원의 CP를 상환했다.
반면 수입은 약간의 항공수익을 비롯해 면세점 등 상업시설 임대 수익이 매월 200억원대에 그친다.
이 때문에 공항공사는 7월 3천500억원, 8월 2천500억원, 9월 2천500억원 등 올해 총 1조7천억원을 차입할 계획이다. 결국, 빚을 내서 직원 월급을 주고, 빚을 내서 빚을 갚는 셈이다.
특히 공항공사가 이 같은 자금난을 겪는 데도 국토교통부는 뒷짐만 지고 있다. 공항공사는 국토부가 지분 100%를 갖고 있다. 국토부는 당초 4월이던 배당금(3천994억원)에 대한 납부 기한만 10월로 미뤄준 상태다. 인천공항 개항 이후 현재까지 공항공사가 국토부에 준 배당금은 2조원에 육박한다.
현재 공항공사는 2020년에 개항 이후 첫 적자를 예측하고 있다. 공항공사의 지난 2019년 당기순이익 8천823억원이지만, 2020년엔 -163억원으로 급추락할 전망이다. 코로나19 여파의 장기화에 따라 수익은 사실상 없는데, 인천공항 내 상업시설과 지상조업 등 전반적인 부분 대한 임대료 감면 및 지원 폭이 커지는 탓이다.
이와 함께 공항공사는 부채가 급상승해 빚더미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공항공사의 부채는 종전 제2여객터미널 건설사업 등으로 생긴 3조1천756억원과 올해 빌려야 할 자금 1조7천억원 등 5조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공항공사는 최근 재무리스크관리위원회를 열어 코로나19 관련 시나리오별 재무영향 등을 검토했다. 위원회에선 공항공사의 차입원 다각화, 환리스크 헤지(Hedge), 이자 비용 절감 등을 위해 해외 채권 발행 및 해외 신용평가 등급 취득 등에 대한 의견이 나왔다.
공항공사 관계자는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공항 운영에 어려움이 크다”며 “기획재정부 등과 협의를 통해 해외채권 발행 등도 검토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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