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수돗물 유충 사태의 원인은 공촌·부평정수장의 활성탄 흡착지(활성탄 지) 관리 부실로 드러났다.
인천시와 한강유역환경청은 10일 이 같은 내용의 ‘수돗물 유충 관련 전문가 합동정밀조사단(조사단)’의 중간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단은 인천의 수돗물에서 유충이 나온 원인으로 공촌·부평정수장의 건물 내부로 들어온 깔따구 성충이 활성탄 지 안에서 번식했고, 여기서 나온 유충이 수도관을 타고 일반 가정까지 이동한 것으로 판단했다.
관련 근거로는 시가 활성탄 지의 운영을 중단한 이후부터 깔따구 유충 검출량이 대폭 줄었고, 지난 7일 기준으로 더는 유충이 나오지 않고 있다는 점을 제시했다.
또 조사단은 활성탄 지 건물의 구조적 문제점도 이번 수돗물 유충 사태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활성탄 지 건물은 방충망 설치에도 창문 개방과 환기 시설 가동 중단, 사람 출입 등을 통해 깔따구 성충의 유입이 가능한 구조이기 때문이다. 또 활성탄 지 상층부가 열려 있어 깔따구 성충이 자유롭게 활성탄 지 물웅덩이를 산란처로 이용할 수 있는 점도 깔따구 유충 사태의 원인으로 꼽힌다.
이와 함께 조사단은 활성탄 지 세척 주기가 20일인 점도 문제점으로 꼽았다. 깔따구 알이 부화하고 유충까지 성장하는데 20~30일이 걸리기 때문에 20일의 세척 주기로는 깔따구 유충의 부화 및 성장을 방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밖에 활성탄 지 안에 있는 하부집수장치도 유충 유출을 막을 만큼 미세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단은 이달 중 추가 조사를 마치고 유충 발생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과 개선 사항 등을 최종 결과와 함께 발표할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고도정수처리시설 밀폐와 오존 공정 설치는 물론 수돗물 생산에 식품경영안전시스템(ISO22000)을 도입해 위생관리 기준을 강화하겠다”며 “이를 통해 수돗물 유충 재발을 방지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민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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