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해양수산청의 관공선 6척 중 4척에 녹화용 폐쇄회로(CC)TV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인천해수청에 따르면 인천해수청은 순찰선 4척, 표지선 2척을 관리하고 있다. 이들 관공선 6척 중 순찰선인 해양 1호, 2호, 3호, 5호에는 녹화 기능이 없는 ‘실시간 확인용 CCTV’만 설치돼 있다.
순찰선은 항계 내 통행선박의 안전 및 질서유지를 위해 무역항을 단속하는 관공선이다. 인천에 있는 순찰선은 12t급부터 69t급까지 있으며, 해양 1호(69t)는 10마일 범위의 남항, 연안항, 북항을 순찰하면서 사고현장에 나가 사고 원인 등을 조사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순찰선에 설치된 모든 CCTV에 녹화 기능이 없다 보니, 사고 현장에 가거나 순찰선 내에서 사고가 일어나도 그 기록을 찾을 수 없다.
공길영 한국해양대 항해학부 교수는 “관공선은 영해를 지키면서 사고 현장에 나가는데, CCTV녹화가 안되면 바다 한가운데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 수가 없다”며 “선내 사고 시 가장 중요한 것이 원인 조사와 재발 방지인데, 이 기능도 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결정적인 순간에 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녹화 기능이 있는 신형 CCTV 교체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다.
해수청 관계자는 “순찰선은 배의 규모가 작고 주로 항구 내에 있기 때문에 녹화용 CCTV를 설치하지 않았다”면서도 “곧 예산서를 올려 CCTV를 녹화용으로 바꿀 것”이라고 했다.
특히 북한에서 총에 맞아 사망한 해양수산부 공무원이 탔던 어업지도선 무궁화 10호의 선내 CCTV 고장으로 수사에 난항을 겪으면서 국내 어업지도선에 대한 전수조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다. 무궁화 10호는 지난 1999년 6월 진수된 선령 20년짜리이며, 가장 오래된 무궁화 8호는 선령이 26년에 달한다. 통상 선박의 내구연한이 25년인 점, 비슷한 시기에 만들어진 관공선의 CCTV가 녹화용이 아니거나 고장난 점 등으로 볼 때 전수조사가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의 반응이다.
공 교수는 “이번에 사고가 생긴 어업지도선 뿐 아니라 대부분의 관공선이 비슷한 상황일 것”이라며 “관공선의 내부 장비 등을 전수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해수부 서해어업관리단 관계자는 “어업지도선의 CCTV 등의 수리 요청이 들어오면 예산 범위 내에서 우선순위를 정해 수리를 하고 있다”고 했다.
김보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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