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데릭 보트
출연: 러셀 크로우, 카렌 피스토리우스 등
줄거리: 크게 울린 경적 때문에 분노가 폭발한 남자, 그에게 잘못 걸린 운전자가 최악의 보복운전을 당하는 도로 위 현실테러.
현실과 맞닿은 스릴러
자동차를 이용해 상대방을 위협하거나 공포심을 느끼게 하는 일체의 행위를 의미하는 보복운전. 단 한 차례라도 자동차를 이용해 상대 차량에게 위협을 가했다면 보복운전으로 인정된다. 이러한 보복운전은 날로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해 상반기만 해도 국내 보복운전 사건이 3,047건으로, 2017-2018년 2년간 발생한 국내 보복운전 수 8,835의 1/3에 달하는 수치.(출처 경찰청) 지난 해 난폭운전에 항의하는 상대 운전자를 가족 앞에서 폭행했던 사건이 벌어졌고, 결국 가해 운전자가 법정구속됐다. 2018년에는 운행 중 자신의 차량 앞을 끼어들자 이에 화가 난 40대 운전자가 도끼를 휘두르는 위험천만한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 국내뿐만 아니라 미국에서도 '살벌' 그 자체다. 운전 시비가 붙은 한 청년이 일가족에게 총을 쏴 13살 어린이가 숨지는 끔찍한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 미국에서는 2014-2017년동안 보복운전 때문에 촉발된 총격 사건만 1,300건이 넘는다. 날로 심각해지는 보복운전은 이제는 남의 일이 아니다. 나 혹은 가족의 일이 될 수도 있고, 이것은 자칫 생명을 앗아가는 '개인을 향한 테러'가 될 수도 있다. '언힌지드'는 이러한 심각성을 '레이첼'과 '낯선 남자'의 긴장감 넘치는 상황으로 현실감 있게 그려내고 있다.
장르적 재미가 가득한
월요일 아침, 지각한 아들을 데려다 주고 출근을 해야하는 레이첼은 꽉 막힌 도로 위, 신호가 떨어졌는데도 움직이지 않는 앞 차를 향해 신경질적으로 경적을 울린다. 앞 차의 운전자(러셀 크로우)가 그녀의 예의 없는 행동에 사과를 요구하자 레이첼은 거절하고 황급히 목적지로 향한다. 이로 인해 분노가 폭발한 남자는 레이첼을 뒤쫓으며 그녀뿐 아니라 가족, 친구, 심지어 아들의 목숨까지 노리기 시작한다. '보복운전'을 행하는 '낯선 남자'(러셀 크로우)의 등장과 함께 그가 행하는 행동들은 긴장감을 한껏 끌어올린다. 한 마리의 죠스처럼 빈틈을 노리다가 갑작스럽게 등장하는 그의 모습은 마치 관객들도 '레이첼'이 된 듯, 두려움에 떨게 할 정도. 여기에 도로 위 액션들도 화끈해 볼 만하다. 예고편에서도 먼저 공개됐던 경찰차를 덮치는 트럭 액션은 물론, 가드레일을 박으며 벌어지는 처참한 현장 또한 리얼하게 그려져 보는 이들도 모르게 움츠려지게 만든다. 레이첼의 반격 또한 놓칠 수 없는 재미를 선사한다.
악역으로 돌아온 러셀 크로우
러셀 크로우가 '언힌지드'에서 맡은 인물은 분노가 한계에 달아 결국 폭발한 '낯선 남자'. 영화 내내 그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절대적인 아우라와 카리스마로, 레이첼은 물론, 그들을 지켜보는 관객들까지 옴짝달싹 못하게 만들 러셀 크로우. 그가 없었다면 보복운전을 소재로 한 '언힌지드'가 이토록 리얼한 도로 위 현실테러를 보여주진 못했을 것이다. 겉모습부터 위압감을 주기에 충분하다. 신장 182센티미터에 확연히 달라진 몸집은 모습 그 자체만으로 시선을 피하고 싶게 만든다. 여기에 공포감을 실어주는 러셀 크로우의 연기가 그야말로 압권이다. 한계에 임박해 있다 결국 폭발한 인물의 심리와 감정을 눈빛과 표정, 말투 등을 통해 관객들에게 전달, 그가 등장할 때마다 바짝 긴장케 만든다. 실제 "시나리오를 읽고 캐릭터가 너무 어둡고, 무서워 절대 하고 싶지 않았다"던 배우의 말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무자비하고 잔인한 극 중 인물로 완성시킨 러셀 크로우. 필모그래피 사상 가장 악한 캐릭터로, '언힌지드'를 보는 관객들의 멱살을 제대로 끌고 갈 것이다.
개봉: 10월 7일
장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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