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사투리를 아시나요?…경기방언 ‘소멸 위기’
경기도 사투리를 아시나요?…경기방언 ‘소멸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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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도 사투리 예시. 경기도 제공
경기도 사투리 예시. 경기도 제공

“으른들과 가생이 앉아 봉다리에 담긴 겨란을 들어라”

안수연씨(25)는 최근 배운 경기 방언(사투리)을 SNS 대화로 지인들에게 공유했다가 깜짝 놀랐다. 자기 또래는 물론 40년 넘게 경기도에서 거주한 중년들까지도 해당 문장이 경기 방언인지 몰랐기 때문이다. “어른들과 가장자리에 앉아 봉지에 담긴 계란을 먹어라”라는 내용을 대충 이해할 뿐 이 같은 경기 방언을 평소 사용하는 이는 없었다.

1천년 이상의 역사 속에서 지역 문화를 간직한 경기 방언이 ‘소멸 위기’인 것으로 나타났다. 보존ㆍ활성화 정책이 전혀 시행되지 않고, 빈번한 인구 이동으로 방언 사용층도 급감하기 때문이다.

경기도민의 날(10월18일)을 앞둔 15일 경기도는 “경기 방언 관련 정책을 하나도 시행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부산자갈치축제는 경상도 사투리에서 따온 ‘오이소ㆍ보이소ㆍ사이소’라는 슬로건을 사용하고, 대전시는 공영자전거 이름을 ‘타슈’로 제정하는 등 방언을 지역 홍보 수단으로 적극 활용 중이다.

국립국어원 방언(사투리) 관련 설문조사
국립국어원 방언(사투리) 관련 설문조사

경기도가 타 시ㆍ도와 다른 이유는 경기 방언이 이미 소멸 단계로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경기 방언을 인지하는 도민이 적다 보니 보존ㆍ활성화 정책의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경기도 토박이마저 인구 비중이 1960년 97.2%에서 2015년 25.3%로 71.9%p 하락했다. 이처럼 사용 인구가 집계되지 않을 정도로 적다 보니 국립국어원 역시 ‘국민의 언어의식 조사(2015년)’에서 경기 방언을 조사 대상에서 빼기도 했다.

그러나 경기 방언은 북한, 충청, 강원 등에 둘러싸인 지리적 특성 때문에 고유의 특성이 발견, 보존 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모음 상승 현상(‘어’를 ‘으’로)으로 ‘그짓말’, ‘드럽다’ 등으로 발음한다. 또 ‘좋다’의 반대말로 ‘나쁘다’ 대신 ‘망했다’로 표현하는 경기도민만의 사고방식도 발견할 수 있다.

위진 국립국어원 학예연구관은 “우리가 관심을 두어야 할 방언은 전라ㆍ경상도보다 소멸 위기에 처한 경기 방언”이라며 “방언을 쓰는 원주민이 없어 연구 자체가 어렵다. 향후 경기지역만의 문화적 흔적을 다시는 못 찾을 수도 있다”고 조언했다.

여승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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