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금추와 코로나
[지지대] 금추와 코로나
  • 김규태 경제부장 kkt@kyeonggi.com
  • 입력   2020. 10. 21   오후 9 :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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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말로 배추가 아니라 ‘금(金)추’다. 올해는 ‘54일’이라는 역대 가장 긴 장마와 3차례나 한반도를 덮친 A급 태풍 등의 영향으로 생산량이 크게 줄면서 배추는 최근 한때 포기당 1만2천원을 넘나든 귀하신 몸값을 자랑했다. 코로나19의 장기화에 따라 내수 경제가 바닥을 드러내는 등 어려움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배추의 ‘금(金)추화’는 서민들의 가슴을 더욱 후벼파는 역할을 했다. 김장철을 앞두고 김장을 포기하는 ‘김포족’이라는 신조어가 생겨나기도 했고, 일부 대형 유통업체는 치솟는 배추 가격을 맞추지 못해 포기김치 생산을 일시적으로 중단하기도 했다. 한 대형마트는 어렵게 마련한 한정판 배추(포기당 2천원)를 마치 배식하듯이 ‘1인당 2포기’로 판매를 제한했는데, 이마저도 반나절 만에 동나는 일마저 벌어졌다. 그렇게 배추의 상한가는 한동안 지속되고 있었다.

▶대한민국 국민에게 김치는 최고의 밥상 친구다. 밥에도, 라면에도, 심지어 치킨이나 스파게티를 먹으면서도 김치를 찾는다. 그런데 최근 ‘발효시킨 배추’와 관련된 재밌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대한민국이 다른 나라에 비해 코로나19 사망자 수가 적은 이유가 ‘김치’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프랑스 몽펠리에 대학 장 부스케 명예교수는 “발효된 배추를 먹는 독일 등 일부 유럽국가와 한국, 대만이 코로나19 사망률이 낮다”면서 “발효된 배추의 유효 성분이 효소 ACE2(안지오텐신 전환 효소2)를 억제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김치 추출물이 바이러스가 증식하지 못하도록 막는 것으로 추정한다는 것이다. 김치는 2003년 사스가 유행했을 때에도 국내에서 사망자가 나오지 않아 전 세계적으로 큰 조명을 받기도 했다.

▶그런 배춧값이 다시 안정세로 돌아섰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린다. 가을배추 출하도 한몫해 김포족이 상당수 돌아서 김장을 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김치의 효능도 중요하지만, 안정세에 접어든 배춧값이 한없이 부러운 요즘이다. 국민들의 얼굴에 웃음기가 사라진 지 오래다. 배춧값처럼 극적인 반전을 이뤄내 코로나19도 안정세에 접어들어, 결국에 종식 선언이 발표되는 날을 기다려본다. 대한민국 대표 음식 김치와 함께 하면서 말이다.

김규태 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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