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송도국제도시 아메리칸타운 2단계 사업의 시행사인 ㈜인천글로벌시티(IGC)가 시공사를 ㈜포스코건설로 변경해도 분양가를 올릴 수밖에 없다고 말을 바꿔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IGC가 우선협상대상자 시공사인 HDC현대산업개발㈜(현산)과의 공사비 조정 과정에서 포스코건설과 사전 접촉했다는 의혹도 사실로 드러났다.
25일 IGC, 현산, 포스코건설에 따르면 IGC는 오는 28일 포스코건설과 아메리칸타운 2단계 사업의 도급계약을 할 예정이다.
앞서 IGC는 지난해 7월 입찰을 통해 우선협상대상자 시공사로 현산을 선정하고 같은해 12월 3.3㎡당 579만원의 공사비로 약정을 했다. 이후 IGC는 공사비를 더 낮추려 했지만, 약정대로만 도급계약을 하겠다는 현산의 반대에 막혀 지난 15일 우선협상대상자 시공사 지위 해제를 통보했다. 또 단 하루만에 포스코건설을 새 시공사로 선정하고 업무약정을 했다. IGC는 분양가 상승을 막기 위해 529만원의 공사비로 협의를 마친 포스코건설을 선정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IGC는 지난 24일 아메리칸타운 1단계 입주자와 2단계 청약자를 대상으로 한 설명회에서 포스코건설로 시공사를 바꾸더라도 분양가를 일부 올릴 수밖에 없다고 털어놨다. 분양가 상승 방지를 이유로 시공사 변경을 공식화한 지 10일도 지나지 않아 분양가 상승이 불가피하다고 말을 바꾼 것이다.
IGC가 추산한 아메리칸타운 2단계 사업의 분양가는 3.3㎡당 2천100만원으로, 지난해 청약자에게 확정·발표한 1천850만원보다 150만원이 많다.
이와 함께 IGC는 지난 5월부터 현산과 공사비 조정을 협의하는 과정에서 포스코건설과 사전 접촉한 것으로도 드러났다. IGC는 현산과의 공사비 조정에 난항을 겪자 지난 8월 메이저급 시공업체들을 접촉한 끝에 새로운 시공사로 선정한 곳이 바로 포스코건설이다. 현산에 우선협상대상자 시공사 지위 해제 통보를 하기 2개월 전부터 IGC는 포스코건설과 이중으로 협상을 해온 것이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IGC와 포스코건설은 현산과의 계약 문제를 떠나 일종의 상도덕을 어긴 것으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산은 이번 IGC의 시공사 변경과 관련한 가처분 신청을 최근 법원에 낸 상태다. 현산은 IGC와 포스코건설이 어떠한 설계를 기준으로 공사비를 정한 것인지도 알지 못한다며 거세게 반발 중이다. 현산의 가처분 신청을 법원이 인용하면 IGC와 포스코건설의 도급계약은 물론, PF(프로젝트파이낸싱) 등 아메리칸타운 2단계 사업의 추진 역시 늦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IGC 관계자는 “1천850만원의 분양가로는 도저히 사업을 추진할 수 없다는 판단이고, 현산의 공사비로 사업을 추진하려면 분양가를 2천300만원대로 책정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아메리칸타운 1단계 입주자와 2단계 청약자 분들 모두 사업 정상화를 위해 불가피하게 시공사를 변경한 것으로 이해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김민기자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