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경기도체육회, 혹독한 시련에 체육계 안팎 우려

채찍 대신 안정적 독립 위한 지원을…체육회 변화 위한 노력도 절실

경기도체육회

민선 체육회 출범 이후 10개월여 동안 바람 잘 날 없는 경기도체육회가 예년에 겪지 못한 혹독한 시련기를 보내면서 체육계 안팎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초대 민선 체육회장에 당선된 이원성 회장은 나흘 만에 체육회 선관위의 당선 무효 및 선거 무효 처분과 이에 대한 ‘당선 무효 등 효력정지 및 재선거 실시 금지 가처분 신청’ 인용 등 우여곡절 끝에 한 달 늦은 지난 2월 중순에야 취임식도 없이 취임했다.

이후 코로나19 여파로 6월 집행부 구성에다 7월 행정 수장인 사무처장 중도 사퇴, 2개월 간의 경기도 특별감사, 직원채용 문제와 도종합체육대회 개최지 선정과 관련된 일부 직원의 경찰조사에 내홍까지 겹치는 시련을 겪었다.

최근에는 도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행정사무감사에서 이 같은 문제들로 인해 호된 질책을 받았고, 지난 25일 내년도 예산 심의에서는 사무처 운영 예산 59억4천여 만원 가운데 절반인 29억7천여 만원이 삭감되기도 했다.

사상 초유의 운영비 절반 삭감이 현실화되면서 체육계가 충격에 휩싸였다. 더욱이 운영비 삭감을 신호탄으로 각종 사업 예산과 도 위탁사업의 회수와 이관이 이어질 것이라는 소식에 체육회 내부는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체육계에서는 그동안 관선 회장시절 부실하고도 방만한 운영과 투명치 못했던 행정, 민선 체육회장 선거 기탁금 및 사무처장 공모 절차 문제 등에 대해 공감하면서도 민선 체육회가 출범한지 채 1년도 되지않은 상황에서 예산삭감과 조사 특별위원회 추진 등에 대해 ‘과도한 채찍질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 또한 높아지고 있다.

‘정치로부터 체육을 분리한다’는 민선 제도의 도입 취지에 맞게 자율성과 독립성은 보장해주면서 예산 운용 및 집행을 지켜보며 잘못된 것을 지적하고 바로잡는 일을 해도 늦지 않다는 시각이다.

이와 함께 체육계 안팎에서는 민선 출범 후 줄서기와 투서 등으로 내부 분열을 자초한 체육회 직원들의 행태, 이를 바로잡지 못하고 방치한 리더십의 부재, 도ㆍ도의회, 시ㆍ군체육회 및 종목단체와의 소통 부재 등에 대한 문제점도 함께 지적했다. 특히 언론과 도의회의 지적에도 불공정한 사무처장 공모 강행에 대해 자충수를 뒀다는 여론이다.

민선 경기도체육회는 출범 10개월은 이제 걸음마를 떼는 시기다. 경기도 체육 70년 역사에서 처음 이뤄진 민선 체육회의 갈길은 멀고도 험하다.

도와 도의회는 민선 체육회가 연착륙 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하며, 도체육회 역시 민간 단체지만 도민의 혈세를 지원받는 공기(公器)로서 보다 투명한 행정과 화합을 통해 체육인들의 기대에 부응하도록 환골탈태의 노력이 필요하다.

황선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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