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코로나 수능, 책상 가림막부터 D레벨 방역복까지

30일 오후 2시 수원시 장안구 조원고등학교.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사상 첫 코로나 수능을 3일 앞두고 교직원들은 교실과 복도 정리 정돈, 시험실 준비 작업이 한창이었다.

조원고에선 수능날 수험생 480명이 시험을 치르며 이를 위한 감독관과 진행요원 70여명이 투입될 예정이다.

학교 내부에 들어서자 한산함을 넘어 적막감만 흘렀다. 수능 방역을 위해 교육당국이 지난주부터 시험장 학교를 원격수업으로 전환하면서다.

교실에 입장하자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비말 확산을 방지하고자 책상에 부착된 가림막과 책상 배열, 손소독제 등이다.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바뀐 진풍경이다. 6명씩 4줄로 줄지어진 책상들은 저마다 1.5m씩 떨어져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는 모습으로 복도에는 사물함들이 모든 문을 열어 놓은 채 있었다.

유증상자를 위한 별도 시험장도 마련됐다. 본관 3층에 두 곳의 교실을 빌려 만든 유증상자 시험실에는 각 8명씩 입실할 수 있으며 감독관 1명과 진행요원 1명이 들어간다. 다만 아직까지 가림막 설치는 돼 있지는 않았다. 학교 측은 유증상자가 시험실을 이용할 경우 가림막을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만일을 대비해 유증상자 시험실 가림막은 여유분으로 24개가 보관돼 있다.

같은 층 제2과학실에는 감독관과 진행요원들이 방역복을 갈아입을 수 있는 탈의실도 설치했다. 이곳에는 경기도교육청으로부터 지원받은 D레벨 방역복 20세트와 방역가운 10세트가 포장된 채 놓여 있었다. D레벨은 유증상자 시험장에 입실하는 감독관을 위한 것이고 방역 가운은 정문에서 열체크 등 수험생들과 접촉이 많은 교사에게 제공된다.

수능 당일 수험생들의 밀집도가 가장 높을 수밖에 없는 화장실에는 1.5m 거리마다 발판을 설치해 거리두기를 돕는다.

학교 측은 수능 전ㆍ후로 재학생들을 위해 학교 전체 방역을 실시할 계획이다.

김영창 조원고 교장은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 속에서 치러지는 대입 수능인 만큼 수험생들의 방역을 최우선으로 만반의 준비를 다하고 있다”며 “바뀐 환경이 불편하겠지만 모두가 제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시험장 조성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한편 경기도에선 13만7천690명의 수험생이 315개 시험장, 6천899개 시험실에서 수능을 치른다.

수능을 3일 앞둔 30일 오후 수원시 조원고등학교 선생님이 수능 시험날 감기증상이 발생한 학생이 응시할 예비시험장에서 경기도교육청에서 지급된 방역복을 확인하고 있다. 윤원규기자
수능을 3일 앞둔 30일 오후 수원시 조원고등학교 선생님이 수능 시험날 감기증상이 발생한 학생이 응시할 예비시험장에서 경기도교육청에서 지급된 방역복을 확인하고 있다. 윤원규기자

김현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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