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의 한 고등학교 운동부 학생선수 등 10여명이 코로나19에 무더기로 감염된 가운데 학교 측이 방역지침을 어기고 훈련해온 것으로 파악돼 교육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확진자 중에는 중학생 선수가 포함돼 있어 ‘고교 입학 전 조기학습 금지’라는 경기도교육청 학교운동부 운영지침도 어긴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다.
16일 경기도교육청과 수원시 등에 따르면 수원시의 A고등학교 남자 배구부 소속 한 학생은 지난 14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후 운동부 학생 9명과 조리사 1명 등이 잇따라 확진돼 총 11명이 감염됐다.
A고교 배구부는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에 적용되는 운동부 운영지침을 어기고 지난 11∼13일 학교 운동부 기숙사에서 1~3학년 15명이 함께 숙식하며 훈련을 진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는 수도권 모든 학교의 등교가 중단되고 원격수업으로 전환됨에 따라 학교 운동부의 단체훈련 및 합동훈련, 기숙사 운영도 지난 15일자로 전면 금지된 상태다.
심지어 이날 확진 판정을 받은 선수 9명 중 2명은 중학생으로 확인됐다. A고교 기숙사에 살고 있진 않지만 A고교 배구부 소속으로 주말 훈련에 통학하며 참여했던 선수들이다. 이 학생들은 내년 초 A고교 입학 예정자들로 아직 중학교를 졸업하지 않은 채 사전 훈련에 참가했다.
경기도교육청은 각급 학교 졸업을 앞둔 체육특기자들이 상급학교에 입학하기 전까지는 안전사고 우려 등으로 상급학교에서의 사전 훈련을 금지하고 있는데 이 지침 또한 어긴 셈이다. A고교는 올해에만 2월24일, 5월8일, 12월7일 등 총 8차례 학교운동부 운영 관련 공문을 경기도교육청으로부터 받았다.
경기도교육청 학생건강과 관계자는 “수원교육지원청과 공조해 A고교가 언제부터 합숙형 훈련을 진행했고 중학생 선수를 어떻게 훈련에 동원했는지 등의 사실 관계를 파악할 방침”이라며 “이후 조사 결과에 따라 A고교에 대해 주의나 경고 같은 행정처분과 현장지도도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A고교 관계자는 “현재로선 아이들 안전 관리와 역학조사 진행 등으로 분주해 자세한 답변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한편 수원시는 이번 A고교 감염 사례를 계기로 기숙사를 운영하는 지역 내 학교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기로 했다. 현재 수원지역에는 일반기숙사를 운영하는 9개교와 운동부 기숙사를 운영하는 7개교가 있다.
강현숙ㆍ이연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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