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미숙 한국문인협회 안양지부장 "작품활동 매진할 수 있는 환경 조성"

“안양 향토작가들이 작품활동에 전념할 수 있는 길을 닦아드리고 싶습니다”

지난해부터 한국문인협회 안양지부를 이끌고 있는 홍미숙 지부장(61)의 바람이다.

화성 출신의 홍 지부장은 지난 1989년 배우자와 함께 안양으로 터전을 옮겼다. 이후 우연히 참가한 백일장 대회에서 우수상을 거머쥐며 두각을 나타냈다. 1995년 작품 ‘어머니의 손’으로 등단, 본격적인 작가로서의 삶을 시작한 그는 ‘그린밸트 안의 여자’를 비롯, ‘추억이 그리운 날에는 기차를 타고 싶다’, ‘마중 나온 행복’ 등 8권의 수필집을 발간하면서 베스트셀러의 반열에 오르는 영광도 차지했다. 특히 수필 ‘신호등’은 2003년부터 10년간 국정교과서(중학교 3학년 국어)에 수록된 데 이어 전국수능모의고사와 외고입시 문제 등에 그의 작품이 지문으로 출제되는 등 작품성을 인정받기도 했다.

최근 조선역사에 관심을 두고 있는 그는 ‘왕 곁에 잠들지 못한 왕의 여인들’, ‘조선이 버린 왕비들’ 등 5권의 조선 역사서를 연이어 발간하면서 다시 베스트셀러에 등극, 독자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홍 지부장의 이 같은 글에 대한 열정은 지역 향토작가 양성을 위한 재능기부 활동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14년 한국도서관협회에서 주관한 ‘내 생애 첫 작가수업’에 지도작가로 선정돼 안양시민을 대상으로 글쓰기 강의를 진행한 바 있으며 이후 석수도서관에서 자체 개설한 수필강의를 맡아 현재까지 재능기부로 예비작가 글쓰기 강좌를 펼치고 있다.

이처럼 7년간 이어진 재능기부의 근저에는 글쓰기 꿈나무들을 가르쳤던 과거의 기억이 자리하고 있다.

그는 “작가가 되기 전부터 아들과 딸, 그리고 또래 아이들에게 글쓰기를 가르쳤는데 요즘 강의를 하다 보면 가끔 그때 생각이 난다”며 “아이들에게 글쓰기를 가르치면서 무엇보다 보람이 있었던 것은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집으로 불러 10여 년이 넘도록 무료로 글쓰기 공부를 시킨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홍 지부장은 20여 명에 가까운 아이들을 일주일에 두 번 집으로 불러 간식을 먹여가며 글공부를 가르쳤다.

뿐만 아니라 자비를 들여 서울대ㆍ이대 등 대학교 탐방과 과학관ㆍ예술의 전당ㆍ궁궐 등을 직접 관람시켜주기도 했다.

그는 “스스로를 돌이켜보면 그때가 가장 착했던 시절이 아니었나 생각한다”며 쑥스럽게 말한 뒤 “글공부를 가르쳤던 아이들이 사회에서 큰 역할을 하는 훌륭한 인물로 성장한 것을 보면 가슴이 벅찰 정도로 기쁘다. 당시 아이들을 가르쳤던 열정이 아직도 남아 있어 예비작가들을 지도하는 지금도 큰 힘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부장으로서 지역 문인들의 처우를 개선하기 위한 그의 고민은 여전히 깊다.

홍 지부장은 “지부장을 맡고 보니 지역 작가들에 대한 지원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현실을 알게 됐다”며 “작가들에게 있어 글을 쓴다는 것은 자신의 인생을 모두 바치는 작업”이라며 “글을 쓰면서 조금이나마 보람을 찾을 수 있고, 힘도 얻을 수 있는 길을 열어주고 싶은 마음”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자체 등에서 지역 작가들에 대해 더 많은 것을 관심을 갖고 지원도 해줘야 한다”면서 “지역작가에 대한 처우개선과 지원, 작품 활용 등 타 지자체의 좋은 사례가 안양시에도 반영됐으면 하는 게 개인적인 바람”이라고 말했다.

안양=한상근ㆍ박준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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