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 중증 환자 격리해제 됐는데 갈 곳 없어 ‘전전긍긍’”

14일 부천의 한 요양병원 모습. 이 병원은 지난달 31일 모든 코로나 확진자들을 전원, 현재 잠정 영업중단 상태다.

코로나19 음성판성 후 격리 해제된 고령 중증환자들이 요양병원을 구하지 못해 ‘전전긍긍’하고 있다. 특히 코호트 격리 후 일부 요양병원이 폐쇄되면서 의료관리가 필요한 노인 중증 환자들에 대한 정부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4일 부천의 A요양병원은 폐허나 다름없었다. 지난달 31일 병원 내 일부 환자들을 전원 조치됐고 요양병원을 찾지 못한 환자는 강제 퇴원됐다. 해당 요양병원은 지난달 11일 첫 확진판정이 나온 이후 지금까지 160명이 코로나19에 확진됐고 이중 57명(35%)이 사망했다.

확진자 160명 중 일부는 코로나19 치료 후 음성 판정을 받았지만 입원할 요양병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요양병원들의 코로나19 집단 감염 사례가 잇따르면서 간호사나 요양보호사 등 인력이 부족한데다 입원 환자들도 감염 우려로 신규 환자 입원을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B씨(42)는 지난 8일 청와대 국민청원에 “갈 곳 없는 요양병원 코로나 격리해제자를 도와주세요”라는 내용의 청원을 올렸다. B씨는 부천의 A요양병원에서 코로나에 감염된 어머니가 격리 해제된 후 받아주는 요양병원이 없어 가정에서 돌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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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도내 요양병원 3곳을 확인한 결과, 코로나 격리해제자에 대한 거부감을 드러냈다. 이들 요양병원은 병동 내 간병인이 부족해 대기 환자를 받지 못하고 있었다.

C병원 관계자는 “요양병원 특성상 고령에 거동이 불편한 중증 환자들이 대부분으로 외부인 출입을 금하고 있다”면서 “코로나 격리해제자라고 하더라도 재감염 우려가 있어 어느 요양병원도 환자를 받지 못할 것”이라고 털어놨다.

천은미 이화여대 호흡기내과 교수는 “현재로서는 가정간호사나 간병인 확보에 과감한 재정 지원이 필요할 때”라며 “환자들을 신속하게 입소하는 요양병원에 한해서는 인센티브를 주는 방식으로 제도적인 지원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도 관계자는 “요양병원은 민간병원이기 때문에 도 차원의 직접적인 행정력 행사에 한계가 있다”며 “요양병원 확진자가 완치 판정 후 다시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요양병원 전반 시설에 대한 대책을 세우는데 고심하겠다”라고 밝혔다.

한편 도에서는 현재 310개의 요양병원이 운영 중이며 14일 기준 15개의 병원에서 380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손원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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