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항만공사(IPA) 운영과 경영 부사장직에 또다시 낙하산 인사 가능성이 커지면서 IPA 내부와 지역 항만업계의 우려가 나오고 있다. 더욱이 전국 4개 항만공사 중 IPA만 정치권, 해양수산부 등의 입김에 따른 낙하산 인사가 관행처럼 이어지고 있다.
IPA는 홍경선 경영 부사장과 이정행 운영 부사장 임기가 오는 4월 12일로 끝남에 따라 오는 28일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를 구성해 후임자를 찾기 위한 공모절차에 들어간다고 20일 밝혔다. IPA 부사장직은 경영, 운영, 건설 등 3자리이며, 임기 2년에 1년을 연장할 수 있다.
경영·운영 부사장 공모를 앞두고 지역 항만 업계와 IPA 내부에서는 이번에도 낙하산 인사 우려가 크다며, 항만 전문가를 영입해야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항만업계는 그동안 IPA의 16명의 부사장 인사 중 14명이 낙하산이라며, 경영과 운영 부사장은 정치권, 건설은 해수부 출신 인사가 오는 것이 관행으로 남았다는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현재 IPA 3명의 부사장도 경영은 정치권, 운영은 기업, 건설은 해수부 출신이다.
특히 IPA 내부에서는 기획조정실, 항만운영실 등을 총괄하는 경영 부사장과 운영본부를 책임지는 운영 부사장은 인천항을 잘 아는 전문가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다. 항만 특성에 맞춘 개발과 운영이 중요한 만큼, 인천항을 모르는 낙하산 인사가 오면 현황 파악에 오랜 시간이 걸려 효율성 등을 높이는데 어려움이 있다는 것이다.
항만공사법에 따라 항만공사는 항만시설의 개발 및 관리·운영에 관한 업무의 전문성과 효율성을 높여야 하기 때문에 정치권 등에서 오래 몸담은 비전문가는 한계가 있다.
타 항만공사는 이런 이유로 지역 현안에 밝은 전문가나 내부에서 부사장을 뽑고 있다. 부산항만공사는 부사장 3명 중 2명, 울산과 여수·광양은 각각 2명 중 1명이 내부 승진자다.
지역 항만업계 관계자는 “유독 인천항에만 낙하산 인사가 주를 있어 다른 항만공사처럼 공정한 인사가 이뤄질 필요가 있다”며 “인천항과 지역 현안에 밝은 사람이 이번에는 부사장을 맡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IPA 노동조합도 28일 임추위 구성에 맞춰 내부 승진 인사가 필요하다는 성명을 발표하는 등 적극적인 대응에 나설 계획이다. 노조는 총 253명 중 실장·팀장 등 부서장 자리는 23개에 불과해 승진 적체가 심각하다며 이에 대한 개선을 계속 요구하고 있다.
IPA 노조 관계자는 “낙하산 출신 부사장이 오면서 조직 간 융화가 이워지지 않고 지역 실정에 맞지 않는 업무 처리로 내·외부에서 불만이 컸다”고 했다. 이어 “이번 인사에서는 다른 항만공사들처럼 인천항과 조직을 잘 아는 인사가 부사장을 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IPA 관계자는 “우려의 목소리에 대해 충분히 이해한다”며 “IPA 발전을 위해 일을 할 수 있는 인사가 부사장으로 올 수 있도록 공정하고 투명하게 공모를 진행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민수기자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