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경서 옮겨온 해경, “업무적응 어렵다” 무더기 전출 요청

육상경찰 출신인 해양경찰관 수십 명이 특수 업무에 대한 적응 어려움 등을 이유로 육경으로의 재전출을 요청했다. 육경에서 자원해 해경으로 옮겨간 후 고충심사까지 청구하며 무더기 복귀가 이뤄진 건 처음 있는 일이다.

20일 해경에 따르면 해양경찰관 4명은 지난해 8월 인사혁신처 소청심사위원회(중앙고충심사위원회)에 고충 심사를 청구했다.

이들은 해경 자원 당시 예상한 것과 다른 업무를 줬다고 주장했다. 또 구조와 방제 등 해경의 특수한 업무 성격 탓에 적응이 어렵다며 육경 전출을 요청했다. 이들은 모두 2017년 7월 해경이 다시 해양수산부 산하 독립 외청이 될 때 전입한 육경 출신이다.

청구인들은 지난해 6월 해경 내 고충심사위원회에 같은 취지로 심사를 요청했다. 하지만 해경은 부처 간 이동(전·출입)을 일방적으로 정할 수 없다고 판단해 부결했고, 청구인들은 인사혁신처에 재심사를 청구했다.

중앙고충심사위원회는 청구인들이 해경 업무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처음 근무했던 육경으로 가는 편이 업무 수행능력은 물론 국민의 삶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다. 심사위는 해경과 육경에 청구인들의 전출 방안을 마련하도록 권고했다.

해경이 최근 벌인 내부 조사에서, 28명이 추가로 전출 의사를 밝히며 총 인원은 32명으로 늘었다.

경찰청은 지난 19일 해경에 해당 인원들에 대한 전출 요청 공문을 보냈고, 양 기관이 일정을 협의해 전·출입할 방침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정기인사 기간인 이달 말에서 2월 초 사이 전입자 32명을 필요한 부서에 배치할 계획”이라고 했다.

해경 관계자는 “자원해서 오신 분들이라 적응교육도 했고, 희망부서에도 배치해줬지만 해경과 육경의 업무가 달라 적응을 못했던 것 같다”고 했다. 이어 “해마다 2~3차례 채용을 하고 있어 인원 감소에 따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이영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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