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지역 재난 상황에서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119종합상황실’이 턱없이 좁은 데다 코로나19 등 감염병에 취약해 근무 환경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소방청에 따르면 소방청은 최근 ‘119종합상황실 공간 표준화 연구용역’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연구용역은 재난 상황관리 업무에 최적화된 설계 기준과 119종합상황실 근무 소방공무원들의 스트레스 경감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진행됐다. 119종합상황실은 화재ㆍ구조ㆍ구급 신고의 접수ㆍ분석ㆍ전파ㆍ관제를 총괄 수행하는 컨트롤타워로 24시간 운영된다.
연구용역 결과 119종합상황실 내 감염병 유행에 대비한 시설이 전무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 종합상황실에는 심지어 창문이 없어 자연환기나 채광, 환기가 전혀 안 되고 있었다. 재난 컨트롤타워인 종합상황실에서 코로나19 등 감염병 발생에 대한 예방이 취약하다는 뜻이다. 만약 감염병으로 상황실이 ‘셧다운(일시 폐쇄)’되는 초유의 상황이 생긴다면 감염병 뿐 아니라 지진, 대형화재 등 재난 대응에 구멍이 생기고 국민의 불안감이 커져 사회적 혼란이 가중될 수 있다.
또 종합상황실 근무 인원은 늘어났으나 업무 공간은 여전히 비좁은 것으로 조사됐다. 종합상황실은 신고접수 모니터와 지리정보시스템(GIS) 단말모니터, 전화기, 마이크 등을 갖춰야 하기 때문에 일반 사무공간보다 약 2배 넓을 필요가 있다. 그러나 경기도소방재난본부 종합상황실 내 책상의 1인당 점유 면적은 11.59㎡로 정부청사 관리규정 1인당 사무공간 점유 면적(7~10㎡)에 살짝 웃도는 수준에 불과했다.
이와 관련 경기도소방재난본부 종합상황실 근무 소방관은 2013년 180여명에서 지난해 220여명으로 22% 증가했고, 경기도북부소방재난본부의 경우 일선 소방서 119신고 접수가 완전히 일원화된 2016년 57명에서 93명으로 63%나 급증했다.
이 밖에 24시간 근무 직원을 위한 개인 휴식공간이나 식ㆍ음료를 취식할 수 있는 휴게공간은 물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예방ㆍ치유를 위한 심신안정실과 체력단련실도 없었다. 통상 신고 민원을 최초로 응대하는 119종합상황실 근무자의 경우 ‘민원 응대 과부하’에 시달리곤 한다.
소방청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지난해 등장하기 전까지 감염병 유행에 대한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했다”며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종합상황실에 적용할 설계 표준안을 마련하겠다. 향후 리모델링 또는 공간 확장 시 새 기준 활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해령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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