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역 대형병원의 인턴 모집 과정에서 지원자 수 미달 사태가 줄줄이 발생하면서 의료공백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있었던 의대 본과 4학년생들의 의사 국가시험 실기시험 거부 사태 여파가 현실화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31일 인천 의료계에 따르면 인천의 주요 대형 수련 병원은 지난 25~26일 1차 인턴 시험 지원자를 모집했다.
하지만 이들 병원은 모두 인턴 지원자 수가 미달했다. 가천대 길병원은 16명 모집에 지원자는 15명에 그쳤다. 인하대병원도 14명을 선발하려했지만 지원자는 10명이다. 가톨릭대 국제성모병원의 인턴 지원자는 모집 인원 6명 중 절반인 3명에 머물렀다.
이는 지난해 전기 인턴 채용에서 대부분 모집인원을 채우거나 더 많은 지원자가 몰린 것과 대조적이다. 지난해 길병원은 54명을 뽑는 전기 인턴 모집에 61명이 지원했다. 인하대병원과 국제성모병원은 각각 43명, 19명으로 정원을 100% 채웠다.
인턴은 병원 내에서 전문의가 환자 진료를 하기 전 상태를 검사하는 등의 다양한 업무를 한다. 병원 내 인턴 인력이 부족하면 전공의가 인턴의 역할까지 맡아야해 업무 과중으로 이어진다.
의료계 관계자는 “인턴의 업무는 병원 운영에 필수적”이라며 “인턴이 없으면 전공의가 인턴 업무를 맡아야 하고, 그러면 또 전문의가 전공의 업무를 맡아야 하는 악순환이 나온다”고 했다.
대형병원의 인턴모집 미달사태에 소규모병원도 비상이다. 이들은 인턴 채용 규모가 작아 같은 수의 미달이 생겨도 대형병원보다 더 큰 타격을 받는다.
의료계는 이번 미달 사태가 지난해 8월 의대생들이 의대 정원 확대, 공공의대 신설에 반발해 의사 국시를 집단 거부한데 따른 영향으로 보고 있다. 인천에서는 86%인 약 80명이 국시 거부에 동참했다.
지역 내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아무래도 지난해 국시 응시자가 줄어들면서 전체 지원자 수가 함께 줄어 미달 사태가 발생한 것 같다”고 했다. 이어 “국시 재시험이 이뤄진 만큼 2차 인턴모집에서는 인원 미달이 없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이승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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