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방부가 군 장병 휴가를 허용, ‘바깥 공기’를 그리워하던 장병들의 숨통은 트였으나 군부대 인접 상권의 체감 경기는 좀처럼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휴가가 부대 병력 일부에게만 허용되고 인접 상권 활성화에 실질적 도움이 되는 외출과 외박, 면회는 여전히 통제되면서다.
군 장병 휴가 재개 뒤 첫 주말을 맞은 지난 20일 오후 1시께 연천군 전곡읍 전곡시외버스터미널. 따스한 봄날씨를 보였지만 터미널을 중심으로 한 군 부대 인접 상권은 여전히 한겨울처럼 꽁꽁 언 모습이었다.
휴가 인원이 부대 병력의 20%로 제한된데다 휴가 병력은 곧바로 고향으로 떠나 지역 내 소비가 미미하기 때문이다.
앞서 정부가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로 낮추면서 군 장병 휴가도 지난 15일부터 재개됐다. 그러나 휴가 인원이 부대병력의 20% 이내로 제한하고 외출ㆍ외박ㆍ면회는 그대로 통제하기로 했다.
전곡읍에서 패스트푸드점을 운영하는 A씨(57)는 “휴가 제한이 풀린 지난 월요일 아침 일찍 장병 6~7명이 찾아왔었다”며 “휴가 허용으로 장병들을 자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는데 그날 이후론 아직 한 명도 못 봤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상인들 사이에서는 ‘외출ㆍ외박까지 허용됐다’는 소문이 돌기도 한다. A씨는 “오늘은 외출, 외박을 나올 거란 정보가 있어서 내심 기대를 했는데 안 나왔다”고 했다.
휴가 재개 소식에 함께 들떴던 택시기사들도 아쉬운 건 마찬가지다. 군 장병 손님은 접경지역 택시기사들 수입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이날 전곡시외버스터미널 인근에 줄지은 택시들의 ‘빈차’ 등(燈)은 꺼지지 않았다. 한참 손님이 많을 오후 시간 때에도 기사들은 삼삼오오 모여 담배 피고, 담소를 하며 시간을 보내기 일쑤였다.
35년차 택시기사 B씨(67)는 “코로나 이전과 비교해 수입이 5분의 1로 줄었다”며 “사납금조차 내기 어려워 일을 쉬는 기사들도 허다하다. 나는 경력이 단절 될까 봐 일을 쉴 수 없어 겨우 버티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군부대 상권이 되살아나기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전망이다. 국방부는 전국적인 코로나 확산세가 진정될 때까지는 군 장병 외출ㆍ외박ㆍ면회를 계속 통제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장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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