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 연고 4개팀, 저마다 중상위권 도약 위한 각오 다져
프로축구 K리그가 긴 겨울잠에서 깨어나 오는 27일 킥오프 돼 7개월여 대장정에 돌입한다.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로 개막이 2개월여 연기되고 경기 수도 27라운드로 축소됐지만 올해는 정상적으로 K리그1(1부리그)은 38라운드, K리그2(2부리그)는 36라운드로 경기를 치른다. 또한 코로나 여파로 외국인 선수 영입환경이 이전보다 척박해졌지만, 이미 검증된 선수들이 타 팀 유니폼으로 갈아입고 경기에 나서는 선수가 많아 이를 지켜보는 재미도 쏠쏠할 전망이다. 달라진 규정에 따라 U-22(22세 이하) 선수 활용에 따라 한 경기 팀당 최대 5명까지 선수 교체를 할 수 있다는 점도 흥미롭다.
올해 경기도와 인천시를 연고로 하는 K리그1은 4개 팀으로 늘었다. 기존의 수원 삼성, 인천 유나이티드, 성남FC에 5년 만에 승격한 수원FC의 가세로 4개 팀이 K리그1에서 뛰게 됐다. 특히 수원FC의 승격으로 수원 삼성과의 ‘수원 더비’는 물론 성남FC와의 ‘깃발 더비’도 다시 볼 수 있게 됐다.
지난 시즌 공교롭게도 경기ㆍ인천 연고 3개 구단 모두 하위 스플릿에 머무는 부진을 보였다. 올해는 저마다 전력 보강을 통해 중상위권 도약을 목표로 하고 있다.
▲수원 삼성
수원 삼성의 이적시장은 조용했지만 내실을 다졌다. 수원은 2019년 득점왕 타가트(28)가 떠난 공백을 경남과 강원을 거친 제리치(29)와 이탈리아 청소년 대표 출신 니콜라오(30) 영입으로 메웠다.
올해 수원은 지난해 9월 부임한 박건하 감독(50) 특유의 3-5-2 포메이션으로 시즌을 치를 전망이다. 센터백 헨리가 3월 중순 이후 복귀 예정이지만, 민상기(30)와 최정원(27), 장호익(28) 등 개성과 기량을 갖춘 센터백 자원이 넘쳐나 전력 공백이 없을 전망이다.
오른쪽 윙백 김태환(21)이 주전 경쟁에서 앞선 가운데, 왼쪽은 주장 김민우(31)가 나서거나 그가 중앙 미드필더로 자리를 옮길 경우 이기제(30)가 한 자리를 꿰찰 가능성이 높다. 미드필더진도 한석종(29)이 공격의 시발점 역할을 맡게 되며, 활동량이 많은 안토니스와 고승범(이상 27)이 공수에서 역동성을 더할 것으로 기대된다.
K리그 최고령 염기훈(38)도 리그 최초 ‘80골-80도움’ 대기록 작성을 목표로 상대 골문을 향한 날선 왼발을 준비하고 있다.
박건하 감독은 “수원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우승에 도전하겠다. 지난 시즌 후반 자신감을 되찾았고 선수들의 훈련 모습에서 열망을 확인했다. 수원 팬들이 기대를 품을 수 있는 발전된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인천 유나이티드
‘생존왕’은 인천 유나이티드를 상징하는 애칭이자, 매년 반복되는 악순환의 달갑지 않은 별칭이기도 하다. 올해는 생존왕 오명서 탈피해 ‘유일하게 강등 이력이 없는 시민구단’이라는 이름에 더해 중위권 성적을 목표로 하고 있다.
수비진에 김광석(38)과 델브리지(29), 오반석(33), 오재석(31) 등 네임 밸류를 갖춘 수비수들을 영입해 고질적인 수비불안 타파를 선언했다. 기존의 얇은 선수층으로 제한된 전술밖에 사용 할 수 없었지만 네게바(29), 김현(28), 윤용호(25) 등의 가세로 고정적인 3-5-2 전술 대신 4-4-2, 4-3-3 등 다양한 전술 구사를 예고하고 있다.
구단 역사상 최다 득점자인 ‘몬테네그로 특급’ 스테판 무고사(29)가 2023년까지 팀에 잔류키로 하면서 이전의 ‘셀링클럽’ 이미지에서 탈출하고 있다. 다만 무고사가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아 개막 후 1~2경기 결장이 불가피 하다. 매년 시즌 초반 부진했던 점을 감안하면 무고사 복귀가 늦어질 경우 전력 보강의 의미가 퇴색할 수 있어 우려된다.
조성환 인천 감독은 “올해는 그 어느 시즌보다도 선수들의 의지와 각오가 강하다”라며 “큰 부상자가 없는데다 매년 반복된 시즌 초반 부진에서 탈출하고자 모두가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기대하셔도 좋다”고 밝혔다.
▲성남FC
지난해 K리그1 잔류 막차를 탄 성남FC는 김남일 감독(44) 2년차를 맞아 명예회복에 나선다.
‘까치’ 성남의 양 날개인 서보민(31)과 이태희(29)는 올해 각각 주장과 부주장을 맡아 팀 공격과 수비의 선봉장에 선다. 지난해 하위 스플릿에 머물렀지만 양 풀백과 윙백의 기량은 두드러진 편이다.
여기에 연제운과 유인수의 김천 상무 입대 공백을 메우고자 리차드(30), 박용지, 이종성(이상 29), 뮬리치(27) 등을 영입, 올 시즌 대대적인 전력 보강에 나섰다.
지난해 기대했던 베테랑 권순형, 임선영 등이 미미한 존재감을 보이며 김남일 감독의 시즌 초반 구상이 어그러졌던 만큼 올해는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너자’는 식으로 겨울 훈련캠프를 보냈다. 성남은 연초 제주와 부산 전지훈련에서 체력 보강에 초점을 맞추며 첫 단추를 잘 끼울 준비를 마쳤다.
지난해 추락 속에서도 이재원(24), 박태준(22), 홍시후(20) 등 새 얼굴들이 성장세를 보인 점은 큰 수확이다. 이창용(31)과 마상훈(30) 등이 중심이 된 수비진도 올해는 기대를 모은다.
2년차를 맞이하는 김남일 성남 감독은 “올해도 전북, 울산 등 강팀을 상대하는 도전자로서 시즌을 임해야 한다. 이 팀들을 잠재울 수 있는 경쟁력 있는 구단으로 거듭나겠다”고 올 시즌 각오를 다졌다.
▲수원FC
5년 만에 K리그1에 복귀한 수원FC는 국가대표 출신 수비수 윤영선(32)과 정동호(30), 박주호(33) 등을 영입해 뒷문을 강화했다. 여기에 공격 2~3선 기용이 가능한 국가대표 미드필더 이영재(27), 브라질 특유의 개인기를 갖춘 무릴로(27)가 가세해 전방을 향한 지원도 강화됐다.
또 양동현(35), 김승준(27), 김호남(32)이 공격진에 새롭게 가세하면서 기존의 최전방 공격수인 라스(29)와 함께 무게감 있는 공격진을 구축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브라질 출신 윙어의 추가 영입이 임박해 수원FC는 한층 더 위협적인 공격라인을 구축하게 됐다.
관건은 K리그1에서의 경쟁력 발휘다. 기존 선수단을 갈아엎다시피 한만큼 조직력 문제가 우려된다. 여기에 김도균 감독이 지난해 K리그2에서 선보인 4백 중심 빠른 공수 전환과 최전방 좁은 공간에서의 세밀한 플레이가 K리그1에서도 통할 수 있을 지 관심사다. 수원FC로서는 5년전 맛봤던 1년 만의 강등 쓴맛을 되풀이 하지 않겠다는 각오다.
김도균 수원FC 감독은 “겨울이 너무 짧았다보니 경험과 느낌을 그대로 갖고 바로 전장으로 나서야 한다”며 “시즌 초반 경기일정이 빠듯한데다 선수들 간 손발이 안맞을 수 있다. 하지만 점차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기대하셔도 좋다”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권재민ㆍ김경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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