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인선 오목천역 출구 앞에 불에 탄 폐가가 철거되지 않은 상태로 방치, 도시 미관을 해치고 있다.
31일 오전 10시께 수원시 권선구의 오목천역 1번 출구. 지상으로 올라오자 가장 먼저 시야에 들어온 건 흉측한 폐가였다.
외벽은 벗겨지다 못해 폭탄을 맞은 듯 박살났고, 골조와 황토 벽돌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었다. 또 바람이 불 때마다 낡은 슬레이트 지붕이 껍데기처럼 벗겨져 날아가 지하철 이용객의 안전까지 위협했다.
지난해 9월, 25년 만에 수인선이 완전 개통되며 수원 구간에는 오목천역, 고색역이 새롭게 문을 열었다. 신(新) 역사는 낙후된 동네의 발전 요인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고, 시는 역 상부 공간에 산책로와 도시 숲 등의 휴게공간을 조성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공원 부지 바로 옆 3~4m 거리, 300여㎡ 면적에 자리한 폐가 2채가 미관을 망치고 있다.
주민 임재현씨(42)는 “역에서 나오자마자 폐가부터 보여 눈살을 찌푸리게 된다”며 “동네의 이미지를 실추시키는 폐가가 하루빨리 철거되고 쾌적한 도시환경이 조성되길 바란다”고 했다.
문제의 폐가에선 지난 2018년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이곳에 거주하던 할머니와 손자 등 일가족이 떠났고 이후 3년째 방치된 상태다.
애초 폐가 앞뒤에도 폐건물들이 있었지만, 역 개통과 함께 매매가 이뤄지며 철거까지 완료됐다. 폐가가 남은 필지(오목천동 472-9)도 시가 고시를 앞둔 역세권 중점경관관리구역에 포함될 전망이다.
수원시 도시정비과 관계자는 “최근 외국에 거주 중인 토지주와 연락이 닿았다”며 “빈집정비계획에 해당 필지를 포함시켜 4월 도시계획위원회 심의에 부치고, 철거 절차에 돌입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유지인 만큼 철거비용 지원 등을 통해 최대한 자진 철거를 유도할 계획이며, 늦어도 올해 안에는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장희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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