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세 이상 코로나 백신 접종 첫날...곳곳 혼란
75세 이상 코로나 백신 접종 첫날...곳곳 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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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약날짜 잘못안내·거리두기 실종

“오늘 백신 접종을 해준다고 해서 1시간 걸려서 왔는데, 예약 명단에 없다는 게 말이 됩니까?”

1일 오전 8시30분께 인천 서구 연희동의 아시아드 주경기장에 마련한 예방접종센터에서 주민과 직원 간 고성이 오간다. 이 주민이 석남동 통장에게 받았다며 꺼내든 백신 접종 안내문과 지도에는 ‘4월 1일 백신 접종’이란 글이 쓰여 있다. 하지만, 보건소 직원은 예약 명단에 이름이 없다는 말만 반복한다. 그 사이 센터에 온 또다른 주민도 예약을 확인해보지만, 역시나 명단에 이름이 없다.

서구 주민 A씨는 “석남1동 통장이 분명히 4월 1일에 접종받으러 가면 된다고 했다”며 “1시간 동안 버스와 지하철을 타고 왔는데 (접종) 못 받으면 가지 않겠다”고 했다.

결국 10여분간 실랑이를 하던 A씨는 백신 접종을 했다. 석남동 미접종 주민 1명 몫을 직원이 A씨에게 접종해준 것이다.

그러나 질병관리청의 ‘코로나19 예방 접종 센터용 지침’에는 당일 연락 불가나 고열 증상 등으로 미접종 상황이 생기면 예비 명단에 있는 주민에게 접종하도록 한다. 명백한 매뉴얼 위반이다.

만 75세 이상을 대상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한 1일, 인천지역 곳곳에서 혼란이 일었다. 예약날짜를 잘못 안내받아 헛걸음하는 주민이 나오는가 하면 거리 두기는 찾아볼 수 없다.

서구는 센터 입구부터 대기 공간에 마련한 의자가 다닥다닥 붙어 있고, 바닥에는 거리 두기 표시조차 없다.

어머니를 모시고 온 서구 주민 백영수씨(65)는 “대부분이 휠체어를 타거나 지팡이를 짚고 온 노인들인데, 2층에 센터가 있어 정말 불편하다”고 했다.

연수구에 있는 선학체육관도 줄을 선 고령의 주민들이 허리 통증을 호소하며 불만을 쏟아낸다. 센터에서 일부 노인을 위해 휠체어를 준비했지만, 턱없이 부족하다.

서구 관계자는 “카트 등을 이용해 주민 이동이 편리하도록 하고, 예약 날짜가 정확히 전달되도록 관계자들과 협의하겠다”고 했다. 연수구 관계자는 “노인보호시설과 보다 적극적으로 소통하면서 현장에서 겪는 혼란을 줄일 것”이라고 했다. 시 관계자는 “구에 매뉴얼을 다시 전달했다”며 “시간대별 예약을 줄여 인원을 분산하고, 홍보도 강화해 헛걸음하는 주민을 줄이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조윤진·김보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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