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억 피해’ 남양주 주상복합 화재에 점포ㆍ입주민들 막막

“매달 납부한 화재보험료는 누구를 위한 겁니까?”

남양주시 다산동 주상복합건물 화재 피해 규모가 수백억대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는 가운데 피해가 집중된 소규모 점포 업주들과 아파트 입주민들이 불투명한 피해 보상 여부를 놓고 건설사가 현실적인 보상에 나서 줄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13일 소방 당국과 주상복합건물 상가대책위원회, 아파트 입주민 등에 따르면 소방 당국은 지난 10일 화재 발생 직후 재산 피해 규모를 94억원으로 1차 추산했으나, 구체적인 조사를 거치면 피해 규모는 이보다 훨씬 커질 전망이다.

이번 화재는 주상복합건물(지상 18층ㆍ지하 4층) 1층 상가에서 시작된 불이 번지면서 1∼2층 입점 상가들에 피해가 집중됐다. 전체 점포 180여곳 중 40곳이 전소됐고, 35곳이 절반가량 불에 탔다.

특히 작은 식당이나 카페 등 주로 소상공인들이 운영하는 점포 업주들은 당장 생계에 막막함을 호소하며 현실적인 피해 보상을 촉구하고 있다.

그나마 30평대 이상의 식당들은 대부분 개인적으로 화재보험에 가입돼 있어 보상을 받을 수 있지만, 전체 80%에 가까운 점포들은 따로 화재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더구나 이들은 매달 관리비로 단체화재보험료를 납부하고 있어 화재 보상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가, 보상액이 현저히 낮다는 사실에 분통을 터뜨렸다.

상가대책위원회에 소속된 A씨는 “300억원 규모의 보험이 건물에만 해당되고, 특약으로 10억원이 나머지에 해당된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특히 이곳 상가는 상당수 건설사에서 임대하고 있는데, 지금까지 낸 보험료는 결국 건설사를 위한 것”이라고 토로했다.

상가대책위 소속 B씨도 “점포별로 갖고 있던 물품이나 가재도구에 대한 피해 보상도 (건설사 측에) 얘기했는데, 그 어떤 사항에도 제대로 된 답변을 듣지 못했다”고 지적하면서 “건설사가 책임 있게 답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외벽 약 3천㎡가 불에 타고 집 안에 유독가스와 재가 들어차 당장 대피소에서 지내게 된 아파트 입주민들도 막막한 상황에 내몰린 것은 마찬가지다.

아파트의 경우 롯데화재 단체화재보험에 가입돼 있어 주민들은 매월 아파트 관리비와 함께 보험료를 함께 납부하고 있다. 그러나 보험의 보장액 920억원은 건물에만 한정돼 있을뿐 가전제품이나 가구 등은 전혀 포함되지 않았다.

결국 개인적으로 화재 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가구일 경우 법적 보상을 받을 길이 요원한 셈이다.

주상복합건물 아파트 입주민 대표 C씨는 “전날 건설사, 남양주시청 관계자들과 면담을 해 요구사항을 전달했다”며 “대피소 생활이 불편하니 거처를 마련해주고, 집에 돌아가기 전에 원상복구를 해달라고 요구했다”고 밝혔다.

한편 해당 건설사 측은 법적 한도 내에서 최대한 보상해준다는 입장만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김해령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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