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6월 말로 예정됐던 경찰의 백신 접종이 돌연 다음주로 당겨지자, 경찰 내부에서 ‘부작용 백신 소진하기’ 아니냐는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질병관리청은 오는 26일부터 내달 1일까지 경찰 등 사회필수인력의 백신 접종을 진행한다고 19일 밝혔다.
경찰은 접종조를 편성하며 일정을 강행하고 있다. 또 솔선수범 차원에서 지휘부 먼저 백신을 맞으라는 지시가 하달된 것으로 전해졌다. 우종수 경기북부경찰청장은 접종 첫날(26일), 김원준 경기남부경찰청장은 28일 문제의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맞을 예정이다.
그러나 희망자를 고르는 게 아니라 일괄적으로 일정을 짜는 데다 접종 여부를 인사 고과에 반영한다는 이야기까지 돌며 경찰들의 불만은 더욱 커지고 있다. 지휘부가 먼저 접종하는 것도 결국 일종의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논란이 계속되자 김창룡 경찰청장은 “접종은 반드시 본인 동의 하에 이뤄질 것이며, 조 편성은 업무 특성상 특정시간에 인원이 몰리는 걸 대비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경기남부청과 경기북부청도 각각 접종 여부가 인사에 영향을 주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AZ 백신은 혈관 속에서 피가 굳는 혈전(血栓) 등 구체적인 부작용이 나왔고 이 때문에 30세 미만에 대한 접종이 중단됐다.
여기에 국민의힘 서정숙 의원실에서 30세 이상의 부작용 사례까지 공개하면서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다.
경기지역의 한 산부인과에 근무하던 간호조무사 A씨(45ㆍ여)는 지난달 12일 AZ 백신을 접종한 뒤 고열과 두통에 시달리다 사지가 마비됐다. 그에게 내려진 진단명은 ‘급성 파종성 뇌척수염’으로, 바이러스를 파괴하는 항체가 자신의 신경세포에 존재하는 단백질까지 오인 파괴하는 희귀 질환이다. 질병청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해당 사실을 인정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원래 경찰은 AZ 백신으로 접종할 계획이었고, 효율성을 고려해 일정의 일부를 조정한 것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5~6월에 들어오는 AZ 백신 700만회분을 어르신 접종에 활용할 준비 중”이라며 “백신 공급 일정을 확정하고, 또 앞당기려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장희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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