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백신 2차 접종 시작…물량 부족해 일정 지연

인천시가 22일 만 75세 이상 고령자 등을 대상으로 한 코로나19 백신 2차 접종에 돌입한다. 시는 오는 29일 지역에 11곳의 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를 모두 열고 일반시민을 위한 백신 접종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다만 정부가 화이자 백신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최근 2차 백신 비축분 일부를 1차 접종으로 돌려 쓴 만큼, 당장 다음달부터 2차 접종을 위한 백신이 부족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1일 시에 따르면 22일부터 지역 내 75세 이상 고령자와 노인시설 종사자 등 17만8천명 중 지난 1일부터 백신을 맞은 연수·서구(아시아드주경기장)의 접종 대상자 2만8천308명에 대한 2차 접종을 시작한다. 이들은 화이자 백신을 맞는다.

시는 오는 6월까지 이들에 대한 1·2차 접종을 모두 마무리한 후 7월부터 나머지 일반시민을 대상으로 한 백신 접종을 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시는 22일 계양구 예방접종센터를 열고 이 지역 대상자에 대한 1차 접종을 한다. 또 29일에는 중·남동·미추홀·옹진·서구(검단복지회관) 예방접종센터도 문을 열고 해당 지역 대상자에 대한 1차 백신 접종에 돌입한다. 앞서 시는 8일에 문을 연 부평구 예방접종센터와 15일에 접종을 시작한 강화군 및 동구 예방접종센터를 통해 1차 백신 접종을 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다음주 5곳의 예방접종센터가 접종 업무를 시작하면 지역 내 모든 예방접종센터가 문을 열고 백신 접종 체계를 갖춘다”고 했다.

하지만 원활한 백신 접종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정부가 확보한 화이자 백신 물량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시는 지역 내 75세 이상 고령층과 노인시설 종사자에 대한 1·2차 백신 접종을 모두 마치려면 총 35만6천회분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현재 인천엔 2만4천370회분만 남아 있다. 당장 1차 접종 이후 3~5주 안에 2차 접종을 해야 하는 연수·서구의 접종 대상자(2만8천308명)조차 전부 백신을 맞을 수 없는 물량이다.

시는 먼저 확보한 백신의 40%는 연수·서구 대상자의 1차 접종과 코로나19 치료병원 종사자 8천745명을 대상으로 한 1·2차 접종에 사용했다. 또 질병관리청의 지침에 따라 2차 접종을 위한 비축분의 80%까지 앞당겨 1차 접종으로 돌려 쓴다는 방침이다. 부평구, 강화군 예방접종센터에서도 남은 물량을 이용해 1차 접종을 하고 있다.

이 때문에 줄줄이 문을 열 예방접종센터에는 백신 물량 배정이 줄어든 상태다. 남동구 예방접종센터만 하더라도 배정 예정인 백신물량이 1트레이(1천170회분)에 불과하다. 이 백신 물량은 구의 계획대로 1일 약 300명씩 접종하면 고작 4일만에 바닥이 난다.

질병관리청이 지난 13일과 20일 인천에 배정한 백신은 각각 10트레이(1만1천70회분)이며 이달 말에도 9~10트레이가 인천에 들어올 예정이다. 화이자 백신 접종 초기 16~24트레이를 들여오던 것과 대조적이다. 이를 11곳의 예방접종센터에서 나눠 배정하더라도 다음달이면 접종에 차질이 불가피하다.

시 관계자는 “현재 추세라면 당초 세웠던 75세 이상 등의 6월 접종 마무리는 어려운 상태”라며 “질병관리청과 협의해 지속적으로 백신 접종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조윤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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