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롯데백화점, 확진자 발생 은폐·축소

롯데백화점 인천터미널점이 잇따른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에도 영업을 강행(본보 4월 28일 자 1면)한 가운데, 확진자와 같은 층에 근무하는 직원들에게도 확진 사실을 숨기는 등 은폐·축소했다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더욱이 방역당국의 임시 폐쇄 요청을 거부하고도 ‘요청을 받은 적 없다’고 발뺌하고 있다.

28일 미추홀구와 롯데쇼핑 등에 따르면 최초 확진자가 나온 지난 22일 1층 명품 매장 직원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자 터미널점은 당일 해당 매장 1곳만 폐쇄하고 방역 등을 했다. 이 매장에선 이튿날 또 다른 직원도 확진 판정을 받고 격리 치료에 들어갔다.

하지만 터미널점은 같은 층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에게조차 확진자 발생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같은 층 직원 A씨는 “1층에서 확진자가 나왔다는 사실을 뒤늦게 소문을 듣고 알았다”고 했다. 이어 “혹시나 하는 생각에 주말 내내 일하면서도 너무 불안했다”며 “백화점 내에서는 확진자 발생 사실을 모두 ‘쉬쉬’하는 분위기여서 불안하다는 티도 내지 못했다”고 했다.

지난 24일 4층 수선집에서 3번째 확진자가 나올때도 터미널점측의 대응은 다르지 않았다. 수선집은 수많은 직원과 고객들이 옷 수선을 위해 오가는 장소지만, 터미널측은 심지어 같은 층 직원들에게도 확진자 발생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직원 B씨는 “수선집에 방역복을 입은 사람들이 드나들었는데 당시 주말이라 바쁘다 보니 ‘무슨 일이 있나?’정도로만 생각했다”고 했다. 이어 “나중에 직원 식당에 붙은 검사 권고 안내문을 보고서야 (확진자 발생 사실을) 알았다”고 했다.

터미널점은 이날까지도 매장에는 물론 홈페이지에도 확진자 발생 및 방역 상황 등에 대해 안내나 설명을 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일부 시민은 확진자 발생 사실이 알려지자 ‘왜 확진자가 나왔는데도 알리지 않느냐’고 터미널측에 항의하기도 했다. 지난 24일 터미널점을 찾았던 C씨는 “확진자가 잇따라 나왔다는데, 그것도 모르고 아이를 데리고 백화점에 갔다는 사실이 너무 화가 난다”고 했다.

터미널점은 자체 방역 지침을 핑계로 확진자가 나온 매장만 일시 폐쇄했을 뿐, 임시 휴업이나 최소 같은 층조차 방역·폐쇄하지 않았다. 앞서 롯데쇼핑은 지난해 8월 구리점과 노원점에서 직원이 확진 판정을 받자 매장을 중단하고 임시 휴업을 했다.

특히 방역 당국은 터미널점에서 5번째 확진자가 발생한 26일 집단 감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전 직원 대상 코로나19 검체 검사와 함께 임시 휴업을 권고했다. 구 경제지원과 관계자는 “당시 터미널점 방역담당자에게 ‘1일 정도 전체시설을 폐쇄하고 방역하는 것이 좋지 않겠냐’고 했다”며 “터미널점에선 ‘전체 폐쇄까지 생각하지 않고 있다. 그럴 계획이 없다’고 답해왔다”고 했다. 구는 이날 터미널점을 찾아 전체적인 방역 상황 및 예방 조치 등에 대해 점검했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회사 차원에서 공용 엘리베이터 등에 공지했으나, 일부 매장 직원 등이 알지 못했던 것 같다”며 “구로부터 임시 휴업에 대한 정확한 지침을 받지 못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 방역당국은 터미널점 직원 1천815명과 확진 직원과 동선이 겹친 고객 180명 등에 대한 전수 검사를 했으며, 현재 500여명이 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이승욱·조윤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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