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학업환경 스트레스… 우울한 청소년들에 따뜻한 관심을
‘코로나 세대’, 사람들은 우리를 이렇게 부른다. 고등학교 2학년 진학과 동시에 터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우린 ‘코로나 세대’라는 반갑지 않은 명찰을 달게 됐다.
일부 사람들은 우리를 보고 ‘학교 안 간 세대’라고 이야기한다. 온라인 수업을 들으니 시간 활용이 자유로워지지 않았느냐고 묻기도 한다. 하지만 ‘코로나 세대’를 ‘학교 안 간 세대’로 바라보는 시선은 마음을 무겁게 짓누른다. 코로나로 인해 잃어버린 2년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마스크를 쓰고 학교에서 보내는 하루는 상상 이상으로 갑갑하다. 공부할 때마다 숨조차 편히 쉴 수 없는 것이 우리의 자연스러운 일상이다. 숨이 차 달리기도 못 한다. 움직이다 마스크 줄이 끊어지는 것만큼 당황스러운 일이 없기 때문에 행동 하나하나를 조심한다. 마스크를 쓰면서 턱 주변에 뾰루지도 생겼다.
마스크를 2년째 쓰다 보니 친구들 얼굴도, 선생님 얼굴도 바로바로 안 떠오른다. 친구들과 함께하는 점심은 상상하기 어려워졌다. 투명 가림막을 친 급식실에, 앞만 보고 앉아서 말없이 먹어야 한다. 학교생활의 꽃이라고 불리는 체육대회와 현장체험 학습, 수학여행, 수련회 모두 취소됐다.
온라인 수업도 힘들긴 마찬가지다. 분명히 같은 선생님인데, 선생님이 멀리 느껴진다. 같은 수업을 들어도, 이해하는 정도도 다르다. 코로나 전에는 어려운 내용은 짝꿍이나 선생님께 바로바로 질문할 수 있었는데 온라인 수업에서는 손을 들고 질문하기가 다소 어려워졌다. 집안 사정이 좋지 않은 학생들은 필요한 전자기기 등을 공급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정부는 전자기기를 공급하고 여러 가지의 도움을 주었지만 그다지 효율은 없었던 것 같다.
나만 이렇게 느끼는 것은 아닌 듯하다. 서강대학교 교육대학원에서 코로나19가 청소년들의 환경변화와 온라인 수업의 실태를 조사하고 코로나19로 인한 개학 연기 및 온라인 개학이 청소년의 심리적 건강에 미친 영향과 학업 스트레스 등을 연구한 결과도 비슷하다. 다수의 학생은 연구에 집중하기 어렵고 시험과 수행평가ㆍ생활기록부 기재의 불확실성에 대한 불안감, 수업 내용을 잘 이해하고 있는지 모르겠음, 사이트 접속이 원활하지 않고 과제물 제출이 어려움 등을 언급했다고 한다.
악마 같은 코로나가 언제쯤 끝날지는 알 수 없지만 ‘코로나 세대’에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 단순히 ‘학교 안 간 세대’라고 부를게 아니라 ‘코로나 세대’가 어떤 고민을 갖고 있는지, 무엇이 힘들었는지, 적어도 한 번 정도는 물어봐 줬으면 좋겠다. 격일 등교를 하며 온라인으로 수업을 듣고 마스크를 끼지 않은 친구 얼굴이 잘 떠오르지 않는 ‘코로나 세대’의 불안감을 말이다.
김정원 의왕 우성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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