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삼산농산물시장, 양파더미 주차장 ‘가득’

6일 인천 부평구 삼산농산물시장 주차장 곳곳에 물류창고 부족을 말해주듯 양파더미가 쌓여 있다. 조윤진기자
6일 인천 부평구 삼산농산물시장 주차장 곳곳에 물류창고 부족을 말해주듯 양파더미가 쌓여 있다. 조윤진기자

“주차장이고 도로고 죄다 양파 천지야. 갑자기 비라도 오면 다들 양파 젖을까봐 이리 뛰고 저리 뛰느라 전쟁을 치러.”

6일 오전 9시30분께 인천 부평구의 삼산농산물도매시장(삼산농산물시장) 채소동 뒤편 주차장. 주차선이 그어진 자리는 성인 키보다 높게 쌓아올린 양파 더미가 점령했다. 쌓인 붉은 양파 더미에 주차 차량을 찾기 어려울 정도다. 주차장엔 이용객 차량과 물류차량, 롤테이너(이동식 적재함), 지게차, 그리고 상인과 시민 등이 뒤엉켜 있다.

주차장 한쪽에는 상인들이 녹색 방수천으로 임시 천막을 세워 구근류(뿌리채소) 경매장으로 쓰고 있다. 매일 새벽 2시마다 산지에서 온 농산물을 두고 경매를 해야 하는데, 경매장이 제대로 없어 임시방편으로 주차장에서 경매를 하는 것이다. 농산물 상하차 작업도 모두 주차장에서 이뤄진다. 비가 오는 날에는 농산물을 내려놓지 못해 차량에서 꺼낸 샘플의 상태만 보고 경매를 해야 한다.

특히 경매를 마친 농산물을 옮길 물류창고도 없는 상태다. 임시 경매장부터 주차장, 도로마다 농산물을 쌓아놓고 필요할 때마다 가져다 쓰고 있다.

10여년째 정부 공모사업 탈락으로 현대화사업이 지지부진한 삼산농산물시장은 각종 농산물이 널려 있는 도떼기시장으로 전락했다.

상인 A씨는 “남촌농산물시장과 달리 제대로 된 창고조차 없다 보니 겨울에는 이중으로 천을 감싸고 천막까지 동원해도 양파를 까보면 쇳덩이처럼 얼어 있다”고 했다. 이어 “농산물 보호에 사용하는 천도 상당수 사비를 털어 충당하는 실정”이라고 했다.

시민 B씨(58)는 “농산물 더미에 사람이 가려 사고 날 뻔 한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며 “올 때마다 겪는 주차대란에 스트레스가 극심하다”고 했다.

이에 대해 삼산농산물시장 관계자는 “주차장에서 경매를 하거나 물품을 쌓아두면 안 되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다”며 “정기적으로 현장을 확인하고 안전 지도를 하는 등 노력할 방법을 찾겠다”고 했다.

조윤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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