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역할 못 하는 인천지역 버스베이…오히려 시민 안전 위협

인천지역의 버스베이(Bus-bay)가 불법 주·정차 때문에 제역할을 하지 못하면서 오히려 시민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6일 오후 12시30분 버스베이방식인 남인천여자중학교 정류장. 이곳에 들어서는 마을버스와 시내버스 모두 버스베이 안까지 진입하지 않고 주행 차도에 멈춰 승객을 내려준다. 버스에 타려는 승객과 내리는 승객이 도로 앞까지 걸어나와 승하차하는 아찔한 상황이 반복한다. 이 같은 시내버스의 버스베이 밖 승하차는 버스베이 진출입로에 승용차 2대가 불법 주·정차하고 있기 때문이다.

버스베이는 주행도로에서 보도 방향으로 1차선 정도 차도를 넓힌 공간으로, 차량 통행을 방해하지 않고 승객을 보도 가까이에 승하차하도록 해 승객의 안전을 지키는 교통시설이다.

이날 오후 7시30분께 롯데백화점 인천터미널점 인근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이곳은 버스 노선과 승객이 많아 버스베이를 길게 만들었지만, 버스들은 버스전용차로에 정차한 후 승객을 내려준다. 퇴근길 승객이 몰리면서 안전장치 없이 도로 위까지 승객이 오가기도 한다. 이 버스베이에는 손님을 기다리는 택시가 버스베이 인근에 길게 자리하고 있다.

시내버스 기사들은 버스베이의 불법 주·정차 차량을 버스베이를 외면의 가장 큰 이유로 꼽고 있다. 기사 A씨는 “버스베이의 진출입로에 불법 주·정차 차량 때문에 어쩔 수 없다”며 “버스전용차선 위반 단속처럼 강한 단속이 필요하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버스베이를 제대로 이용하지 않으면 도롯가를 주행하는 오토바이 등과 안전사고가 날 가능성이 있어 시민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장일준 가천대 교통안전학과 교수는 “지방정부가 나서 버스베이가 제대로 이용되고 있는지를 잘 관리해야 한다”며 “버스베이를 이용하지 않거나, 버스베이 불법주정차를 강력히 단속하는 등 대책이 시급하다”고 했다.

이와 관련 인천시 관계자는 “불법주차가 (시내버스 등의)버스베이 이용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며 “버스업체 등을 상대로 교육 등을 해 버스베이의 이용을 의무화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어 “특별한 이유 없이 버스베이를 이용하지 않는 버스에 대해서는 정류소 질서문란에 포함해 행정처분하겠다”고 했다.

이승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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