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쪼그라든 GTX-D 노선, 주민 반발 일리있다

김포ㆍ부천과 인천 검단 지역 주민들이 단단히 뿔이 났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D노선이 ‘김포-부천’으로 축소 결정됐기 때문이다. 경기도와 인천시가 강남 핵심지를 통과해야 한다고 제안했는데 구간이 대폭 축소됐다.

한국교통연구원이 지난달 22일 발표한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안)’에 따르면, GTX-D는 김포 장기에서 부천종합운동장에 이르는 노선으로 건설될 전망이다. 부천에서 서울 강남, 하남으로 이어지는 경기도 건의안이 무산됐고, 인천시가 제안한 인천공항발 Y자 노선도 반영되지 않았다. 이에 김포ㆍ부천 등 경기 서부지역과 인천 주민들이 “다른 GTX 노선은 서울 중심부를 관통하는데, GTX-D 노선은 김포와 부천만 연결하는 ‘김부선’”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부동산 시장에선 GTX-D가 김포 한강~인천 검단~부천~서울 강남~하남으로 이어질 것이란 기대감에 집값 상승 동력으로 작용해왔다. 특히 김포 한강신도시, 인천 검단신도시, 부천 종합운동장 인근 등은 강남권 직통 출퇴근이 가능해질거란 예상에 매수세가 두드러지며 과열 양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그런데 GTX-D 기대감의 핵심인 ‘강남 접근성’이 빠지고 김포와 부천을 잇는 ‘김부선’으로 쪼그라들면서 일대 주민들이 거세게 항의하고 있다. 출근길 교통혼잡이 극심한 김포 한강신도시의 경우 ‘배신감이 든다’는 반응까지 나왔다. 지난 8일에는 김포검단교통시민연대 회원과 지역 주민들이 촛불을 들고 집단행동에 나섰다. 10일에는 정하영 김포시장과 김주영·박상혁 국회의원 등이 기자회견을 열고 “GTX-D 노선 서울 직결과 서울지하철 5호선 김포 연장을 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안에 반영해달라”고 촉구했다.

당초 계획을 파기하려는 정부 행태에 대해 시민들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1인 피켓 시위, 차량 행진, 촛불 문화제 등은 정부 약속을 믿어온 시민들의 분노 표출이다. 정부가 2시 신도시 교통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않아 많은 시민들이 고통을 겪고 있다. 그런데 4차 국가철도망 계획안에서 또 소외 당하게 되자 ‘김포시민을 교통지옥으로 몰아넣고 우롱하는 무책임한 처사’라는 비난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정부가 신도시만 만들어놓고 교통망을 제대로 확충하지 않으면 주민 불편과 불만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 경기 서부 지역과 인천 주민들에겐 절박한 문제다. 2007년 이후 수도권 주요 11개 축을 기준으로 수립된 세차례 광역철도망 계획은 성남축에 6개 사업이 집중됐고 김포축은 하나도 수립되지 않았다. 지역 차별이 심하다. 정부는 형평성에 어긋나지 않게 합리적으로 공청회 발표안을 적극 재검토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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