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이닝 쪼개기’ㆍ교체 타이밍 문제로 불펜 과부하 자초

지난주 5경기서 연인원 23명 불펜 가동…교체 시기 문제로 잇따른 역전패

▲ KT 위즈 로고
KT 위즈 로고

KT 위즈가 최근 연이은 연장 혈투에 과도한 ‘이닝 쪼개기’로 불펜 마운드에 과부하가 걸린 가운데 벤치의 투수 교체 타이밍이 도마위에 올랐다.

KT는 지난 30일 경기까지 불펜 평균자책점이 4.36으로 리그 4위이고, 소화 이닝도 150.2이닝으로 최하위다. 경기당 등판 구원투수 수도 평균 3.64명(4위)으로 객관적으로는 상위권이다.

하지만 속 사정은 다르다. KT 불펜에서 올해 등판한 14명의 투수 중 5명이 경기당 이닝 수가 1이닝에 미치지 못한다. 이들은 지난해 홀드왕 주권과 좌완 조현우, 베테랑 전유수ㆍ이보근, 롱릴리프 김민수, 이창재 등 불펜에서 핵심 역할을 해줘야 할 선수들이다.

핵심 불펜투수가 한 이닝을 막지 못하고 도중 마운드를 내려오면 나머지 투수들은 중압감 속에 등판하게 된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특정 투수의 연투 간격이 좁아지는 등 혹사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KT는 지난주 3차례 연장 접전을 펼치면서 26일 SSG전에서 무려 8명의 불펜투수가 등판하는 등 5경기동안 23명의 불펜투수가 마운드에 올랐다. 그 과정에서 주권과 김민수가 3연투를 했다. 이 여파로 김민수는 3연투일인 28일 KIA전서 연장 10회 마운드에 올라 1이닝 동안 2안타와 볼넷 2개를 내주며 패전의 멍에를 썼다.

또한 코칭스태프의 과도한 이닝 쪼개기와 투수 교체 타이밍을 제대로 잡지 못한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일례로 KT는 26일 경기서 베테랑 안영명을 4대1로 앞선 8회에 마운드에 올렸지만 선두타자에게 안타를 맞자 즉각 교체했다. 이어 제대로 영점이 잡히지 않은 상황서 등판한 김민수와 조현우는 두 타자를 잡아내는 동안 4점을 내주며 역전을 허용했다. 올해 불펜 에이스로 떠오른 안영명이 블론세이브가 없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너무 이른 강판이었다.

또 28일 KIA전에서는 6대2로 앞선 8회 베테랑 전유수가 두 타자 연속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했음에도 계속 마운드를 맡겨 4점차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연장전서 패했다. 결국 두 경기 모두 투수 교체 타이밍 문제로 많은 불펜을 소모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와 관련 한 전문가는 “지난 2015년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불펜진의 힘으로 월드시리즈 우승한 캔자스시티 로얄스는 불펜 투수가 몸을 푸는 과정에서 던지는 공 갯수까지 점검하는 등 혹사 최소화에 나섰다”라며 “KBO리그도 과도한 이닝 쪼개기나 연투 간격 무시 등은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권재민기자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