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코로나19로 기초학력 붕괴 심화, 대책 절실하다

코로나19로 인한 기초학력 붕괴 우려가 현실로 나타났다. 교육부가 2일 발표한 ‘2020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에 따르면, 중고교생의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전년 대비 크게 증가했다. 학습 결손이 심각한 수준이다.

교육부는 매년 전국의 중3, 고2의 3%를 대상으로 학업성취도 평가를 실시한다. 예전엔 전수조사를 했지만 문재인 정부의 ‘일제고사’ 축소 방침에 따라 2017년부터 표집조사를 하고 있다. 지난해 평가는 중3과 고2 학생 77만1천563명 중에서 3%(2만1천179명)만 대상으로 했다. 교육부는 3%가 참여한 결과를 토대로 중3과 고2의 학업성취 수준을 추정했다. 중3의 국어 기초학력 미달 비율은 2019년 4.1%에서 2020년 6.4%로 늘었다. 수학은 11.8%에서 13.4%로 증가했고, 영어는 3.3%에서 7.1%로 늘었다. 고2 역시 1년 새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국어(4.0%→6.8%), 수학(9.0%→13.5%), 영어(3.6%→8.6%) 모두 증가했다. 교실 내 학생 10명 중 1명은 사실상 수업을 전혀 따라가지 못한다는 의미다.

기초학력 미달 학생이 늘어난 만큼 국영수의 보통학력(중위권) 이상 비율이 감소했다. 중3은 영어 하락 폭이 가장 커 전년 대비 8.7%p 줄었다. 고2는 국어에서 가장 많이 줄어 7.7%p 감소했다. 대도시와 읍면 지역 간 기초학력 미달 비율 격차도 더 벌어졌다. 중3 국어는 2019년 1.1%p 였던 격차가 4.2%p로 4배 가까이 커졌다. 수학도 4.9%p에서 7.3%p로 격차가 더 벌어졌다.

코로나19로 인해 기초학력 붕괴가 심화됐다. 교육부는 “학습 결손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다”며 “2학기 전면 등교를 목표로 이달부터 수도권 중학교의 등교를 확대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등교 확대가 ‘학력 구멍’을 메울 실질적 대책은 못된다. 기초학력 저하 현상은 ‘무(無)시험, 무(無)진단’으로 코로나19 이전부터 있었다. 코로나19로 가속화됐을 뿐이다. 그런데도 교육부는 제대로 된 진단평가나 학력보충 대책 없이 ‘교육회복 프로젝트’ 같은 애매한 방안만 내놓고 있다.

중고생들의 기초학력은 최근 수년간 꾸준히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기초학력을 높이려면 평가부터 제대로 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일부 학생만 평가하는 현행 방식으로는 학력실태를 파악하는데 한계가 있다. 교육부는 ‘등교 확대’만 강조할게 아니라 체계적인 기초학력 지원 대책 등 학습결손 보완책 마련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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