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염태영의 ‘스포츠 왕국 꿈’은 이뤄졌다/KT소닉붐·수원시, 상생의 3점슛 쏴라

염태영 수원시장이 고대하는 몇 가지가 있다. 임기 내 마무리 짓고 싶어하는 목표다. 스포츠에도 있다. 인기 높은 4대 프로스포츠의 구단을 수원에 유치하는 것이다. 프로야구(KT위즈), 프로축구(수원삼성블루윙즈·수원FC), 프로배구(한국전력 빅스톰·현대건설 힐스테이트)는 이미 수원이 품었다. 남은 한 종목이 프로농구다. 과거 수원은 농구 성지였다. 삼성농구단의 연고였다. 2001년 서울로 떠나갔고 그 후 농구는 없었다.

이 목표가 이뤄졌다. 프로농구 ‘KT소닉붐’이 수원으로 왔다. KT가 수원으로 이전을 신청했고, 한국농구연맹(KBL) 이사회가 이를 승인했다. 즉각 환영의 뜻을 표했다. “수원시는 4대 프로스포츠 6개 구단을 모두 보유한 명실 공히 ‘대한민국 스포츠메카도시’를 완성하게 된 것”이라고 평했다. “시민들이 사계절 내내 다양한 프로스포츠를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는 우리의 꿈이 마침내 이뤄진 것”이라고도 했다. 지원도 약속했다.

농구팬, 시민이 다 좋아할 소식이다. 그 가운데 염 시장을 조명하는 이유가 있다. 그는 프로스포츠와 지역경제를 함께 풀었다. 프로야구 10구단 유치로 증명해냈다. 위즈파크 야구장은 주변 상권 활성화에 일등 공신이다. 수원 북부 일대에 준 영향이 적지 않다. 농구 시합이 열리는 칠보체육관은 서수원권에 있다. 군 공항 소음 피해를 수십 년 겪는 곳이다. 농구가 더 없는 활력이 될 수 있다. 염 시장의 뜻도 거기에 있는 것이다.

사실상 4~5년 된 노력이다. 한 때 프로농구 KCC가 옮겨오는 방안이 추진됐었다. 상당한 진전도 있었다. 그러다가 안 됐다. 현 연고지 전주시가 반대했다. KT 농구단의 수원 이전이 거론된 건 그 즈음부터다. KT의 스포츠 종합 사업 법인도 수원에 있다. KT소닉붐에도 수원은 그만큼 절절했다. 전주 KCC 이전 무산은 소중한 교훈이 됐다. 본보 역시 KBL 이사회 당일까지 보도를 자제했다. 돌발 변수를 줄여보자는 판단이었다.

좋은 시작을 기대한다. 18년간 부산에 있던 팀이다. 왜 옮겼을까. 비효율이었다. 연습은 수원에서 했다. 시합은 부산에서 뛰었다. 관중은 없는데, 구장 사용료는 많았다. 경기장 난방 등 시설이 낙후했다. KT가 마지막으로 부산에 낸 건의서도 시설 개선 요구였다. 답변은 기다리지 않았다. 이 모습에 부산은 서운해 한다. ‘답변 시간도 안 줬다’ ‘뒤통수 맞았다’며 비난한다. 역지사지다. 18년 불신이 오죽했으면 그랬을까 싶다.

수원과 KT소닉붐도 이별할 수 있다. 지금 부산 분노가 수원 분노가 될 수 있다. 길게 보는 로드맵이 필요하다. KT소닉붐에 도움 줄 수원의 청사진, 수원시민에 도움 줄 KT소닉붐의 청사진이 필요하다. 이제부터 마주 앉아야 한다. 소통하며 합당한 청사진을 만들어야 한다. 기대에 찬 시민에 내놓을 선물이기도 하다. 기쁨 세 배, 3점 슛이 나와야 하지 않겠나. 잘생긴 스타 허훈도 온다. 지금 팬들은 설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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