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C 노선의 안양 인덕원역 정차가 사실상 확정되며 일대 부동산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반면 정차역에서 제외된 안산 상록수역과 의왕역 인근에서는 실망 매물이 나오는 등 집값 조정이 진행되는 분위기다.
20일 도내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가 GTX-C 노선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현대건설 컨소시엄을 선정한 이후 컨소시엄이 제안한 노선의 정차역에 포함된 지역과 그렇지 않은 지역 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당초 GTX-C 노선은 창동, 광운대, 청량리, 삼성, 양재 등 10개 역으로 기획됐는데, 컨소시엄은 여기에 인덕원역과 왕십리역을 추가 정거장으로 제안했다. 국토부는 추가 역 신설은 어렵다는 입장이었지만, 지자체의 강한 신설 요청에 최근 허용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면서 인덕원역 인근 집값은 벌써 들썩이고 있다.
인덕원역 인근 평촌e편한세상 전용 130.62㎡는 작년 6월 11억2천만원(14층)에 거래됐던 것이 지난달 31일 14억7천만원(7층)에 신고가로 매매되며 1년 사이 3억5천만원 올랐다. 또 지난달 15억5천만원(16층)에 나왔던 매물은 GTX-C 노선 통과 소식이 전해진 이후 집주인이 거둬들이기도 했다.
인근의 부동산 관계자는 “집값이 많이 올라 매매가 되지 않는 분위기인데도 GTX 호재가 겹치면서 집주인들이 1억∼2억원씩 호가를 올리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번 발표로 GTX 효과를 기대할 수 없게 된 지역의 부동산은 다소 침체된 상황이다. 정차역 유치를 기대했던 상록수역 인근 신안1차아파트의 경우 상록수역이 GTX-C 노선 정차역에서 빠졌다는 소식이 전해진 지난 17∼19일 사흘 동안 매물이 33건에서 41건으로 늘어났다. 지난달 26일 4억원에 신고가로 거래되며 연초 대비 1억원 넘게 올랐던 전용 84.92㎡는 현재 3억1천만원에도 매물이 나와 있다. 정차역에서 빠진 의왕역 인근 분위기도 비슷한 상황이다.
안산지역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그동안 GTX로 서울과 직접 연결된다는 기대감에 집값이 뛰었는데, 호재가 사라지니 기대 심리도 죽고 있다”며 “GTX 발표를 기다리며 매수 시기를 고민하던 집주인들이 조금씩 값을 낮춰 집을 내놓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한수진기자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