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교육감 선거 본격화…보수 및 진보·중도까지 후보 단일화

내년 6월 1일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치러지는 인천시교육감 선거가 본격화하고 있다. ‘보수 진영’에선 일찌감치 후보 단일화를 위한 논의에 착수한 만큼, 진보는 물론 범 진보 진영까지의 후보 단일화 논의가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인천시민들도 사실상 깜깜이 선거로 불리는 교육감 선거의 특성상 단일화 여부에 관심을 두고 있다.

20일 지역 교육계 등에 따르면 지난 18일 올바른교육사랑실천운동본부는 고승의 덕신장학재단 이사장, 권진수 교육포럼 체덕지 상임대표, 박승란 숭의초 교장, 이대형 인천시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 등 보수 성향 예비후보 4명과 간담회를 했다. 운동본부는 지난해 11월 결성, 인천의 교육감 보수 후보 단일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들은 이달까지 단일화 규정 초안을 만들고 오는 10월께 간담회와 논의를 거쳐 구체적인 단일화 후보 선출 방식을 내놓기로 했다. 이후 회원 모집과 여론조사 기관 선정을 마친 뒤, 내년 1월 14일 이전에 보수 진영 단일 후보를 확정할 방침이다. 현재로서는 선거인단 투표와 여론조사 결과를 5대 5로 산출해 단일 후보를 선출할 계획이지만, 최종 확정하지는 않았다.

보수 진영에서는 이번 선거에선 후보 단일화에 사활을 걸고 있다. 그동안 선거에서 보수 진영 후보가 2명 이상 출마하면서 진보 진영의 후보에게 패했기 때문이다. 지난 2018년 선거에서 보수 진영은 고 이사장(29.7%)과 최순자 전 인하대학교 총장(26.4%)을 합하면 과반이 넘는 지지율을 얻었지만, 결국 승리는 43.7%인 도성훈 교육감에게 돌아갔다. 2014년 선거에서도 보수 진영은 단일화에 실패해 3명의 후보가 모두 출마하면서 김영태(20.82%)·이본수(27.31%)·안경수(19.96%) 등 무려 68.09%를 얻고도 이청연 전 교육감(31.89%)에게 패했다.

운동본부 관계자는 “앞선 선거에서 보수 후보의 분열로 현재 인천교육이 추락하고 있다고 본다”며 “내년 선거에선 반드시 보수 후보 단일화를 이뤄 인천교육을 재건할 것”이라고 했다.

반면 진보 진영 후보들은 아직 잠잠한 상태다. 도 교육감은 지난 1월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 ‘앞으로 남은 1년 반은 부족하다’며 재선 의지를 피력했지만, 현역 교육감 신분이다 보니 후보 단일화 등 선거 준비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진보 진영은 현재까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등 지난 2018년 진보 측 88개 시민사회단체가 모여 결성한 인천촛불교육감추진위원회를 중심으로 또다시 단일화를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도 교육감측은 위원회를 중심으로 경선 과정 등이 없이 재선 도전을 위한 후보 추대가 이뤄지길 기대하고 있다. 도 교육감은 과거 전교조 인천지부 결성 당시 주도적 역할을 해 진보 진영에서 인지도가 높다.

하지만 최근 교장공모제 비리 사건에서 경찰이 도 교육감의 전 정책보좌관 A씨를 구속한데다 도 교육감의 교육개혁 추진 속도가 촛불교육감에 기대하는 수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진보 진영의 후보 단일화를 위한 경선이 치러질 가능성이 크다.

현재 진보 진영에게선 고보선 시교육청 교육과학정보원장, 임병구 석남중학교 교장, 성기신 인천배움의공동체 대표 등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지역 교육계에선 보수 진영의 움직임이 본격화한 만큼, 진보 진영 후보군도 앞으로 분주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여기에 진보 진영은 최종 후보 결정이 이뤄지더라도 ‘중도 진보’를 표방하는 서정호 인천시의원과의 ‘범진보’ 후보를 위한 또 한 번의 경선을 해야 할 가능성이 크다. 서 의원은 단순히 선거를 이기기 위한 범진보 후보 단일화가 아닌, 정책을 통한 후보 단일화를 내세우고 있다.

이를 두고 시민들도 단일화 가능성 등에 대해 관심을 보이고 있다. 시민 유지훈씨는 “각 후보에 대해 잘 알지 못한 상태에서 매번 교육감 선거를 해왔다”며 “이 때문에 보수든 진보든 단일화 여부가 표에 영향을 주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교육계의 한 관계자는 “보수 진영이 이미 단일화 논의를 시작한 만큼, 곧 진보 진영에서도 자체적인 단일화는 물론 범진보 진영을 위한 단일화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

이민우·이승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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