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웨스턴블루힐아파트, 방화구획 관통부위 부실시공 사실로

방화구획 관통부위 부실시공이 드러난 LH웨스턴블루힐아파트에서 관통부위를 제대로 마감하지 않은 다른 세대가 연이어 발견됐다. LH웨스턴블루힐아파트 임차인대표회의 제공.
방화구획 관통부위 부실시공이 드러난 LH웨스턴블루힐아파트에서 관통부위를 제대로 마감하지 않은 다른 세대가 연이어 발견됐다. LH웨스턴블루힐아파트 임차인대표회의 제공.

방화구획 관통부위를 제대로 막지 않아 논란이 인 인천 서구 LH웨스턴블루힐아파트(본보 5월20일자 7면)의 대다수 세대에서 같은 문제가 드러났다.

특히 시공사인 금호건설은 약속한 전수조사도 하지않고 서둘러 전 세대에 대한 보수작업을 마쳐 법적 처벌을 피히려는 꼼수라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LH웨스턴블루힐아파트는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시행사인 동시에 감리자이며, 금호건설이 시공을 맡았다. 아파트 내에서는 지난 4월 초 방화구획 관통부위 미시공 문제를 공식적으로 제기하며 LH와 금호건설에 전수조사를 요구했다. 하지만 금호건설은 5세대를 샘플링해 조사한 결과 같은 문제가 없다며 전수조사를 하지 않았고, 본보 보도 이후에야 전수조사를 약속했다.

하지만, 전수조사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통상 결함에 대한 전수조사를 하려면 전체 세대에 대한 조사를 한 후 원인 등을 확인해 책임소재를 가린다. 그러나 LH와 금호건설은 전수조사 대신 전세대(1천243세대) 보수작업을 택했다.

건설업계에서는 이들이 법적 책임을 피하기 위해 이 같은 수단을 택한 것이라고 말한다.

현행 건축법상 방화구획 관통부위를 내화충전재 등으로 막지 않는 등 부실시공하면 건축주와 공사시공자, 공사감리자 모두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대부분의 세대가 문제가 있는 것과 일부 세대만 문제가 있는 건 천지차이”라며 “LH와 금호건설이 책임을 줄이기 위해 보수작업을 택했다는 의혹도 제기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했다.

아파트 임차인대표회의 측은 LH와 금호건설이 정확한 문제 세대수 등을 공개하지 않자 지난 16일까지 12세대를 샘플 조사했고, 모든 세대에서 관통 부위 미시공 문제를 발견했다.

김성국 LH웨스턴블루힐 대표회의 회장은 “전수조사 조차 제대로되지 않다가 언론 보도 이후 조사를 약속하더니, 결국 문제를 덮으려 현황도 파악하지 않고 전체 세대를 보수한 것”이라고 했다.

금호건설 관계자는 “일부 세대에도 유사한 문제가 나타난 것은 맞다”면서도 “일일이 현황 파악하면 시간이 오래 걸려 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모든 세대를 보수한 것은 기존 충전재를 내화 충전재로 교체한 것”이라고 했다.

LH는 금호건설 측의 부실 공사와 관련해 품질 미흡 통지서 발급 등 제재 조건을 검토해 관련 조치할 계획이다.

LH 관계자는 “과거 감리상 문제에 대해 인정한다”며 “앞으로 이러한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감독 하겠다”고 했다.

강우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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