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에 술에 취한 사람이 많이 돌아다니는데,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참 무섭습니다.”
인천의 한 아파트에서 20대 취객이 고등학생을 상대로 묻지마 폭행을 저지르면서 해당 아파트 주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21일 오전 10시40분께 인천 옥련동의 한 아파트 단지. 경비원 3명이 정자 주위에 ‘안전제일이라는 문구가 있는 경고 테이프를 붙이고 있다. 경비원은 “어제 여기서 고등학생이 술에 취한 사람에게 맞아서 당분간 이용을 금지하려고 한다”고 했다.
인천 연수경찰서는 지난 20일 오후 10시30분께 이 아파트에서 고등학생 등 주민 5명을 주먹과 발 등으로 때려 눈과 목 부위 등을 다치게 한 혐의(상해)로 20대 남성 A씨를 입건했다. A씨는 인근 아파트 주민으로 단지 놀이터 정자에 있던 고등학생 4명을 때렸으며 이들이 도망가며 도움을 요청한 또 다른 50대 여성 주민도 폭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A씨의 폭행으로 고등학생 B양은 눈 주위가 찢어져 병원 치료를 받았다.
조사결과 A씨는 피해 고등학생 등 주민과는 모르는 사이로 나타났다. 경찰조사에서 A씨는 “술에 많이 취해 해당 아파트에 들어간 것을 기억하지 못한다”면서도 “술 마시고 피해를 준 것에 대해 죄송하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처럼 아파트에서 묻지마 폭행 사고가 발생하자 아파트 주민들은 두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아파트 주민 C씨는 “아이를 재우고 있었는데 갑자기 고성이 들렸다”며 “처음에는 고등학생끼리 술마시고 싸우는 줄 알았는데 나와보니 술 취한 남자가 고등학생을 때렸다고 하더라”고 했다. 이어 “나도 아이를 키우는데 참 무섭다”고 했다.
또 다른 주민 D씨는 “밤에는 술 취한 사람이 많이 돌아다니는데 우범지역으로 변한 것 같다”며 “CCTV가 없는 곳이 많아 이런 것들을 추가로 설치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경찰 관계자는 “주민들이 마음놓고 생활할 수 있도록 순찰 인력 배치 등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했다.
이승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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