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동구보건소 백신냉장고 고장으로 백신 3천회분 폐기…백업배터리 관리 소홀

인천 남동구보건소가 백신냉장고 전력공급 중단으로 일본뇌염 등 3천여회분의 백신을 폐기하기로 하면서 관리소홀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특히 백신냉장고의 백업배터리 점검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파악돼 백업배터리 관리에 대한 보다 철저한 대책 마련의 필요성이 제시됐다. 이번 사고에 대한 주민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23일 구에 따르면 지난 17일 오전 0시께 남동구보건소 내 백신냉장고의 증발판이 고장나면서 1층 예방접종실 누전차단기가 작동, 정전이 발생했다.

통상 백신냉장고의 전력공급이 중단하는 등 온도가 급변하면 백업배터리를 통해 직원에게 상태를 전달하는 ‘오토콜’이 작동한다. 하지만 당시 오토콜이 정상 작동하지 않았고, 직원들은 8시간이 지나서야 문제를 확인했다. 이후 백신제조사에 백신의 사용 가능 여부를 확인했고, 효과성과 안전성 등이 기준에 부적합하다는 통보를 받았다. 이에 따라 전체 5천317회분의 백신 중 B형간염백신 97회분과 일본뇌염백신 2천975회분 등 총 3천72회분을 폐기해야 한다. 다만, 코로나19 백신은 3층 치매안심센터에 보관하고 있어 별다른 지장을 받지 않았다.

이번 정전으로 그동안 보건소 측이 백신냉장고의 백업배터리를 제대로 점검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났다.

다른 기초자치단체에서는 수시로 백업배터리의 잔량을 확인하고, 잔량이 없으면 이를 교체하고 있다. 그러나 남동구보건소는 백업배터리의 잔량이 얼마나 있는지 인지조차 하지 못했다. 백업배터리를 제때 관리했다면, 오토콜 기능으로 대량 백신 폐기사태를 막았을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이 밖에도 냉장고 부품이나 기능에 대한 업체 측의 정기점검도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구는 재난안전기금 1천300여만원을 확보해 백신냉장고를 교체하고, 1천600만원을 들여 폐기한 백신을 재구매할 예정이다.

주민 A씨는 “코로나19로 백신에 대해 예민하게 받아들이는 사람이 주변에 많다”며 “이러한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길 바란다”고 했다.

구 관계자는 “백신 냉장고들의 배터리 교체작업을 하면서 점검을 하고, 오토콜 비상연락망도 재정비했다”며 “이른 시일 내 정상화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김보람기자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